‘TK자민련’은 조금 무리일지 몰라도 ‘영남자민련' 딱지는 떼기가 어려울 듯
12월 27일 사실상의 분당으로 새누리당은 99석의 제2당으로 전락했다. 지난 11월 말 김용태 의원이 탈당하기 전 129석이었던 새누리당이 99석으로 쪼그라든 것이 1차 충격이라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의원들이 대거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은 2차 충격에 해당한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TK자민련’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 중 TK 의원의 비율은 21.21%다. 99명 중 21명이다. 대구지역에서는 전체 12석 중 새누리당 의원이 10명이었는데, 유승민·주호영 의원이 탈당해 8명이 남았다. 경북지역에서는 전체 13석 중 새누리당 의원이 13명으로, 탈당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전체 의원 중 약 20%라면 ‘TK자민련’이라는 비난은 조금 무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TK가 아니라 경남·울산·부산을 포함한 영남지역 전체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산에는 8명(전체 18석)의 의원이 있고, 울산에는 3명(전체 6석), 경남에는 9명(전체 16석)의 의원이 있다. 이른바 PK지역 의원은 모두 현재 20명이다. 영남지역 의원만 41명에 이르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전체 의원이 99명이지만 지역구와 관련이 없는 비례대표 의원이 17명이다. 지역구 의원이 모두 82명인데, 이들 중 무려 절반이 영남에 근거지를 둔 의원이다. ‘TK자민련’은 몰라도 ‘영남자민련’이라는 딱지는 떼기가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의 지역구 의원 중 절반이 영남 의원인 반면 수도권 중 서울은 거의 전멸상태에 이르렀다. 전체 49석 중 원래 새누리당은 12석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9명의 의원이 탈당해 3명의 의원이 남았다. 김선동·나경원·지상욱 의원이다. 이 중 나경원 의원은 개혁보수신당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게 되면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49석이 있는 서울지역에서 2명의 국회의원만 남게 되는 것이다. 한때 전국 1당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이 서울에서 민주당 33석, 보수개혁신당 9석에 이어 3석으로 겨우 제3당을 차지했다. 제4당인 국민의당의 보유의석인 2석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도는 서울보다는 나은 편이다. 전체 60석 중 원래 19석이었는데, 15명의 의원이 남았다. 인천은 전체 13석 중 새누리당 의원은 5명이었다. 이 중 이학재 의원이 탈당해 4명의 의원만이 새누리당에 남았다.
가장 유동적인 지역은 충청지역이다.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대다수 충청지역 의원들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후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대전·충남·충북의 15명 의원 중 대부분이 탈당하고 나면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TK자민련’이나 ‘영남자민련’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렇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TK나 PK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구지역에서는 남아 있는 8명의 의원 중 3명의 의원이 계속 탈당 대상으로 거명된다. 경북지역에서는 강석호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2차 탈당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TK자민련조차도 유지하기 힘든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