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재난 활극 급선회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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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 재난 활극 급선회 ‘아쉬움’

입력 2017.01.03 10:28

/ UPI

/ UPI

제목 패신저스 (Passengers)

제작연도 2016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16분

장르 SF, 로맨스

감독 모튼 틸덤

출연 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개봉 2017년 1월 4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패신저스>의 연출을 맡은 코튼 틸덤(49)은 노르웨이 출신의 감독이다. 오랜 기간 TV 드라마와 미니시리즈 등을 연출하며 내공을 쌓은 그는 2003년 내놓은 첫 장편영화 <버디>를 통해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다. 2011년 내놓은 세 번째 연출작 <헤드 헌터>는 그의 연출인생에 큰 전환점을 마련한다. 경찰 전문심리분석법을 범죄에 악용해 미술품을 바꿔치기하며 승승장구하던 절도범이 인생역전의 한판을 계획하다 곤경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비평뿐 아니라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자국을 넘어선 세계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이른다.

이를 발판으로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그는 2014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실제 삶을 다룬 전기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각본상을 수상함으로써 연출가의 명성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 그래서 그가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패신저스>는 여느 오락영화와는 다른 기대를 갖게 만든다. 우주로까지 무대를 넓힌 SF 장르인 데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남녀배우인 크리스 프랫, 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작업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승무원 258명, 승객 5000명을 태운 초대형 우주선 아발론호는 지구를 떠나 이동시간만 120년이 걸리는 먼 거리의 새로운 개척행성으로 이동 중이다. 모든 사람들은 동면기에 의지해 냉동된 상태에서 자동항법장치로 순항 중이던 아발론호는 뜻밖의 충격을 받고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 동면기에서 풀려난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 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만 홀로 깨어났음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90년이나 남은 상태. 혼자라는 공포와 외로움으로 공황상태에 이른 프레스턴은 극단적인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약 2시간 동안 등장하는 배우라곤 서너 명에 불과하다. 광활한 우주와 거대한 우주선 자체가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 작품은 볼거리에 있어 꽤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물한다. 아름다운 우주의 장관과 중력장치 고장으로 우주선 내에서 야기되는 무중력 상태의 혼란은 이 작품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홀로 고립된 채 점점 시들어가는 짐의 개인적 고뇌와 두려움, 그리고 생존의 욕구와 도덕성 사이에서 파생되는 갈등은 우리 일상의 보편적 삶에서 느끼는 고독과 소회를 은유적으로 응축해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중후반에 접어들며 치명적 위기상황에 처하는 아발론호와 함께 영화도 급격히 망가져 내리기 시작한다. 전형적 재난활극으로 급선회하는 영화는 이전까지 쌓아왔던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이나 재치 있는 장치들을 내팽개친 채 성급하고 무리하게 끝을 향해서만 내달려 아쉬움을 남긴다.

어떻든 <패신저스>는 이전까지 봐왔던 SF물과는 분명 다른 숨결을 지닌 작품임도 분명하다. 더불어 아직까진 독자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연출가 모튼 틸덤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목록에 있어 <이미테이션 게임>이 우연의 걸작으로 남게 될지, 아니면 이 작품이 소소한 범작으로 남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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