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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편지와 통일부 해명

입력 2016.12.27 15:17

‘박근혜 편지’를 다룬  보도.

‘박근혜 편지’를 다룬 <주간경향> 보도.

“저희가 어떻게….” 12월 21일 기자와 통화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의 말이다. 편지의 당사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날 아침, 통일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그런 편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편지’란 <주간경향>이 1207호에 보도했던 박근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말한다. 정 대변인이 차마 하지 못한 것은 아마 “감히 대통령께 물어볼 수 있겠느냐”는 말일 것이다.

<주간경향>이 <경향신문> 인터넷판에 공개한 편지 전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언론이 <주간경향>발로 처음 공개된 박근혜 편지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에는 누군가 편지의 저자를 문재인으로 바꿔 올렸다. 편지를 본 박사모 회원들은 “단두대로 처형시켜야 한다”는 등의 극렬한 반응을 보였다가 편지를 보낸 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12월 19일까지에만 해도 통일부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전달된 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해명은 이틀 만에 나왔다. 이틀 사이, 통일부는 무엇을 확인했을까. 21일 기자와 통화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아침에 대변인 워딩 그대로”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신 내용에 대해 보고된 적이 없고, 편지를 보냈다고 하는 재단의 핵심 관계자들에게 문의하니 ‘그런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통일부의 48시간 검증은 제대로 이뤄진 것일까. 이 편지를 공개한 <주간경향>과 기자는 통일부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 “진위를 확인한다면서 왜 최초 공개한 우리에겐 연락을 주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통일부 측은 “언론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그걸 침해할 수는 없고…”라고 말을 얼버무렸다.

“편지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통일부 발표를 담은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통일부 ‘판단’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전달되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정말로 그런 편지를 썼냐는 것 아니냐.” 기자가 되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이번 건을 대하는 통일부의 태도는 2014년 12월 불거진 정윤회 문건 사건 때의 판박이다. 중요한 것은 그 문건에 담겨 있는 국정농단 주장인데, 당시 사법당국 등은 ‘문건의 유출경위’에만 집착했다. <주간경향>의 보도는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러 방면에서 크로스체킹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마찬가지로, 이 사안과 관련한 후속보도를 준비 중이다. 관련 당국이 이번에는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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