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뒤바뀐 남녀 학생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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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뒤바뀐 남녀 학생들의 운명

입력 2016.12.26 17:24

/ 미디어캐슬

/ 미디어캐슬

제목 너의 이름은

원제 君の名は

제작연도 2016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타키), 카미시라이시 모네(미츠하)

상영시간 106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17년 1월 4일

사실, 이미 이 영화를 봤다. 지난 9월쯤에는 사적인 자리에서 이 영화의 작법, 담고 있는 이야기의 힘에 대해 토론도 했다.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8월 말 개봉해 지금까지 역대 흥행실적 4위를 기록한 빅히트작이다. 한국에서는 2017년 1월 초에 개봉한다. 한국에서도 관객 동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기자 시사회장 분위기. 20년 전쯤 남산 영진공 시절과 달리, 요즘 문화부 기자들 대부분은 여성이다. 영화가 담고 있는 주인공들의 운명적 엇갈림과 재회에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호평이 쏟아질 것 같다. 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한 인터뷰에서 도호쿠 대지진을 언급했다. 재난 트라우마를 건드린다. 한국적으로는 이건 어떻게 추체험될까. 세월호 사건일 것이다. 촛불시위 때 등장한 아이들을 등에 인 거대한 고래 풍선이나, 천사가 바닷속 배를 두 손으로 들어내는 작품 같은 것이 떠오른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2014년 4월 16일 아침 이전으로 돌아가 아이들이 배를 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영화의 기본 플롯은 애니메이션적 상상력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상상이다. 일본 도쿄에 사는 남학생.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자신이 낯선 여자애의 몸속으로 들어가 있다. 생전 처음 본 적 없는 꼬맹이 여동생이 볼록 튀어나온 가슴을 신기해 하며 만지고 있는 자신을 보며 “변태!”라고 소리친다. 남학생은 이게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꿈 치고는 너무 현실 같은 전개. 시골 여학생도 마찬가지다. 카페 하나 없는 무료한 시골동네 생활, 다음 생에는 ‘도쿄의 꽃미남 학생’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밤하늘에 대고 외쳐보기도 했는데, 그게 현생에서 이뤄진다.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건, 자고 일어나보면 꿈처럼 있었던 일이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규칙을 정한다. 영혼이 뒤바뀌면 각자의 휴대폰에 있었던 일을 상세히 기록할 것.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 따위.

그 과정의 좌충우돌만 다룬 영화라면 그냥 평범한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영화는 편집의 기술을 발휘해 처음부터 몇 가지 트릭을 쓴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언어의 정원>(2013)은 만엽집 시구를 등장시킨다. 이번 편의 모티브가 된 것도 ‘와카’다. 감독에 따르면 그 시구는 다음과 같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잠들었기 때문에 꿈에서 나온 걸까. 꿈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눈을 뜨지 않았을 것을.’ 여기에 운명의 붉은 실 이야기, ‘무스비(結び·결연)’, 그리고 ‘황혼(黃昏·twilight zone)’에 대한 이야기를 서브플롯으로 자연스럽게 섞었다.

사실, 그동안 이 감독의 작품들에서 ‘이야기 능력’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초속5센티미터>(2007)가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냐는 식의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주로 독백에 의존하고 1인칭 시점의 묘사가 감독의 작품들에 많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캐릭터가 동일한지 헷갈려 한다는 것은 캐릭터 구축이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야기 구축에는 신경 쓰지 않고 정지화면과 같은 그림빨, 영상미에만 집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너의 이름은>을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런 비판점을 스스로 넘어섰다는 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을 진짜가 나타났다”는 주장은 이제 흥행기록마저 뒷받침했다. 아마도 국내에서도 꽤 흥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이 묘사해놓는 황홀한 풍경의 진가는 극장 화면에서 빛난다. 진심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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