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위자:저주의 시작
원제 Ouija:Origin of Evil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
주연 엘리자베스 리저, 애너리즈 바소, 룰루 윌슨
개봉 2016년 11월 9일
상영시간 99분
상영시간 12세 이상 관람가
그런데 왜 1967년이었을까. 영화 <위자:저주의 시작>은 영화 <위자>의 속편이다. 속편이 ‘~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프리퀄을 다루는 유행이 시작된 것도 근 20년은 된 것 같다. 그런데 왜 1967년이 시작이라고 하는지, 궁금했던 까닭은 영화의 주소재가 되는 ‘위자보드’의 역사와 전통이 생각 외로 깊기 때문이다.
위자보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위자보드는 영어의 알파벳, 숫자, 그리고 예, 아니오가 적혀 있는 판이다. 게임 방법은 이렇다. 보드 위에 움직이는 판이 있는데, 그 판 위에 게임 참가자들이 손을 얹고 방안에 있는 유령에게 말을 건다. 그러면 판이 스스로 움직여 질문에 대한 답을 가리킨다. ‘서양판 분신사바’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즉 여러 사람들이 그 판을 잡고 있기 때문에 판을 움직이는 ‘힘’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온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게임을 하는 장소 안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혼령에 대한 그럴 듯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찾아보니 상업적으로 판매된 날짜까지 기록에 남아 있다. 1890년 7월 1일. 엘리자 본드라는 사업가가 착상해 만들어 냈다. 아예 특허권조차 등록되어 있다. 영화의 엔딩 자막에는 이 영화에 주된 소품으로 사용된 ‘위자’ 보드게임의 현재 판권을 갖고 있는 ‘해즈브로사’의 협찬 아래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문구가 나온다. 위자의 역사를 다룬 문서를 보다 보니 왜 ‘하필이면 1967년’이냐는 애초의 의문이 풀린다. 앞의 엘리자 본드의 특허권은 그의 고용인이었던 윌리엄 플러드라는 사람에게 1901년 넘어가는데, 이 게임이 유명해진 것은 윌리엄 플러드를 통해서다. 그는 ‘위자’라는 이름도 만들어냈다. ‘위자’라는 이름의 기원을 두고 논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다루면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 어쨌든 플러드가 죽고, 그의 유산 담당자는 1966년 모든 권한을 해즈브로사에 넘긴다. 다시 말해, 영화가 다루는 저주의 시작은 해즈브로사가 권한을 넘겨받은 다음해라는 뜻이 된다.
영화의 연출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상투적이다. 남편과 사별한 뒤 두 딸과 가족사업으로 영매일을 하던 앨리스(엘리자베스 리저 분)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위자’를 도구로 사용해볼까 고민한다. 영매라고 하지만 사실상 사기에 가깝다. 전기장치로 책상을 흔들고, 딸들이 커튼 너머 유령으로 모습을 언뜻언뜻 보이는 식이다. 그런데 두 딸 중 동생 도리스(룰루 윌슨 분)의 영능력은 진짜였다. 도리스의 물음에 위자보드는 스스로 움직여 답을 한다. 진짜 귀신이 답을 한 것이다! 들어오는 돈에 행복한 것은 잠시. 도리스의 몸에 들린 악령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파국의 저녁, 도와주러 왔던 언니 리나의 남자친구는 목 맨 시체로 나타난다.
상투적이라는 것은 등장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속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신부, 바로 이 장르의 기원쯤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의 칼라스 신부 캐릭터가 아닌가! 심지어 영화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허리 꺾인 여자아이 사진조차도 다니엘 스탬 감독의 영화 <라스트 엑소시즘>(2010) 포스터에서 이미 선뵌 아이디어였다. (물론 오리지널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악령들린 소녀 ‘리사’의 스파이더 워킹이다.) 영화는 범작이지만,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은 꾸준히 이 방면의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이를테면 <오큘러스>(2013)나 <썸니아>(2016)와 같은 판타지 공포물이 이 감독 작품이다.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해보자. 언젠가 경지에 올라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