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목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제작연도 2016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15분
장르 판타지, 액션
감독 스콧 데릭슨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레이첼 맥아담스, 틸다 스윈튼, 매즈 미켈슨
개봉 2016년 10월 26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문득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이규만 감독이 2011년 연출했던 영화 <아이들…>의 인상적인 오프닝이 생각난다. 1970~8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사내들 치고 어깨에 보자기 한 번 둘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과거엔 보자기 정도도 감지덕지였다. 바람에 휘날리는 천 쪼가리 하나에 슈퍼맨도 되고 배트맨도 될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마트에서 (지갑을 여는 어른 입장에선 적잖이 억울하다 싶을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의상, 무기, 가면, 액세서리 등 필요한 소품을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 넘쳐나는 것은 장난감이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광고의 소비재만이 아니다. 인류를 구원하는 초인들도 넘쳐난다. 미국 만화역사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는 최근 사활이라도 건 듯 종이 위에 창조했던 수많은 슈퍼영웅들을 스크린 위에 부활시키는 데 경쟁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또 한 편의 영웅 영화가 완성됐다.
천재적 의술을 지닌 도도한 의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교통사고로 두 손에 장애를 갖게 된다. 의사로서 생명을 잃은 것과 다름없는 그는 재기하기 위해 시간과 재산을 탕진하다 우연히 수수께끼의 존재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 분)의 존재를 알게 돼 네팔의 카트만두로 떠난다. 그곳에서 회복 이상의 운명적 경험을 하게 된 그는 전설의 망토를 만나면서 새롭게 태어난다.
1963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닥터 스트레인지>의 영화화에 있어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 스트레인지 역을 맡았다는 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예약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사는 스케줄이 빠듯한 그의 출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제작일정까지 뒤로 미루는 무리수마저 감내했다. 연기력과 인기도 상급이지만 그동안 쌓은 이미지와 외모까지 원작의 닥터를 쏙 빼닮은 그였기에 차선은 고려조차 할 수 없었다. 여기에 틸다 스윈튼, 매즈 미켈슨 같은 유럽 출신 연기파 배우들의 뒷받침은 이 영화를 기존의 초인영화들과 분명한 차별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제작사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또 다른 요소는 스케일이 다른 캐릭터 능력과 세계관에 있다. 마법사인 스트레인지의 능력이란 차원과 시공간 자체를 쥐락펴락하는 것이니 이제껏 보아온 마블 초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한다. 망치를 휘두르는 토르는 신의 아들이니 버금가는 존재이려나? 그래서일까? 이제는 마블 영화의 트레이드가 된 쿠키(영화가 끝난 뒤 제공되는 보너스) 영상에는 수많은 슈퍼영웅들 중 토르가 등장한다.
그러나 넘쳐나는 초인들과 각각의 개별영화 뒤에 따라붙는 크로스오버 작품들의 범람은 이제 관성적 호기심 이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연성 없는 시대와 인물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무리수를 덮기 위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니, ‘마블 멀티버스’니 하는 용어까지 만들어 진지하게 사용하지만 그리 흥미롭거나 재미있지 않다. 심연에 도사리고 있는 열정의 본질이란 결국 수익과 무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최소한 눈요기는 제공하는 영화다. 하지만 마블 입장에서는 이후 만들어질 새로운 초인연대작품들의 중요한 촉매와 견인차가 될 것이 분명해졌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