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정치-10.874표]여론조사 응답자 1표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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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정치-10.874표]여론조사 응답자 1표의 위력

입력 2016.08.16 18:33

새누리당 전당대회 30% 비중 차지한 여론조사, 1표가 당원표수 거의 11표와 맞먹어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당일 전당대회장에서 치러진 대의원 선거에서만 1위인 이정현 후보와 2위인 주호영 후보가 그나마 5% 포인트 안팎의 차이를 보였을 뿐이다.

사전투표에서도 이 후보가 앞섰다. 만약 사전투표의 결과가 이 후보에게 불리했다면 여론조사가 이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전투표에서 이 후보가 앞섰기 때문에 비슷한 시점에 실시된 여론조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에는 당원·청년 선거인단의 사전투표와 대의원의 현장투표가 있다. 사전투표에는 6만9817명이 참여했고, 대의원 투표에는 6460명이 참여했다. 1인 1표를 행사하는 대표 선거에서 모두 7만6277표가 나왔다.

당원 투표 대 일반 여론조사의 비율이 각각 70%와 30%다. 당원 표수인 7만6277표를 70%대 30%의 비율로 하면 여론조사의 표는 3만2622표로 환산된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는 3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모두 3000명이므로 이를 당원 표로 환산하면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의 선택이 당원 표수 약 10.874표에 해당되는 셈이다. 전화를 받는 한 사람의 표가 농촌지역의 군 소재지나 도시의 지역 투표소, 서울 전당대회장을 찾는 선거인단의 10표 이상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론조사 방식은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비박 후보 간 단일화에서 여론조사가 이용됐다. 김용태 후보는 정병국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무릎을 꿇었다. 정병국 후보는 주호영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패배했다. 이들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자 대 일반국민의 비율이 70%대 30%였다.

친박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서도 본선에서의 여론조사가 영향을 미쳤다. 이정현 후보는 예상 여론조사에서 늘 1위를 차지해 왔다. 호남 출신, 박근혜 대통령의 심복이라는 점에서 인지도가 다른 후보를 앞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같은 친박인 이주영 후보와의 단일화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주영 후보 측으로서는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서 이정현 후보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섣불리 단일화 논의에 끼어들지 않았다.

친박은 단일화 대신 ‘오더’를 통해 친박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친박 쪽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봤기 때문에 이정현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친박은 일반적으로 조직선거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이주영 후보보다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이정현 후보를 찍도록 하는 오더를 선택했다. 여론조사에서 강한 이정현 후보가 당대표가 됐다. 처음부터 여론조사에서 1위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던 이정현 후보는 어쩌면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이 10.874표의 당원 표수에 이르는 것보다 더 큰 여론조사 효과를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얻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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