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헤이트풀 8 (The Hateful Eight)
제작연도 2015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68분
장르 서부, 액션, 스릴러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사무엘 L. 잭슨, 커트 러셀, 제니퍼 제이슨 리, 월튼 고긴스
개봉 2016년 1월 7일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레드락 타운으로 가던 현상금 사냥꾼 ‘마커스 워렌(사무엘 L. 잭슨 분)’은 추위와 눈보라를 이기지 못해 말이 죽자 설원에 갇혀 꼼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운 좋게도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커트 러셀 분)’와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여죄수 ‘데이지 도머그(제니퍼 제이슨 리 분)’가 탄 마차와 마주치지만 서로에게 그리 호의적일 수 없는 과거를 지닌 세 사람은 동행이 편치만은 않다. 얼마 가지 않아 스스로를 보안관 예정자라고 주장하는 남자 ‘크리스 매닉스(월튼 고긴스 분)’까지 태우게 되면서 이들 사이의 서먹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더욱 거세진 눈발을 피해 마차는 산장으로 피신하는데 먼저 도착한 뜻밖의 인물들이 이들을 맞이한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은 살아있는 신화가 되었다. 20여년 동안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확립한 그만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도 그렇지만,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시작해 무명 시나리오 작가, 단역배우를 거치면서 명망 있는 감독으로 거듭난 입신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이자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보루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의 8번째 장편 <헤이트풀 8>은 철저하게 계산된 장인의 여유 또는 확고한 작가로서의 욕심이 엿보인다. 아울러 많은 부분에서 3년 전 내놓았던 전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떠올리게 하는데, 작품을 바라보는 평가에 있어서도 전작과 유사한 호불호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남북전쟁 전후의 서부를 시대적 배경으로 현상금 사냥꾼이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두 작품은 전작들의 수다스러움과 과격한 폭력의 연장선상에서도 서정적으로 차분하게 내려앉은 정서적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
광대하게 펼쳐지는 설원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이를 위해 타란티노 감독은 이제는 골동품이나 다름없는 울트라 파나비전 70 카메라와 필름을 사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영화음악도 과거 마카로니 웨스턴 테마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에게 부탁했다. 이 영화를 위해 작곡된 오리지널 곡들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강렬하게 기억되는 음악은 초반에 등장하는 힘겹게 마차를 끄는 말들을 잡아낸 슬로모션 장면에 쓰인 ‘레건의 테마’다. 이 곡은 원래 1977년 개봉한 공포영화 <엑소시스트 2>에 삽입된 음악으로, 악령 씌인 여주인공의 테마로 작곡된 아름다운 곡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그 안에 머무는 인물들의 창조는 중요한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출연진 대부분의 존재감이 강렬하지만 그 중 홍일점이자 모든 사건의 발단을 제공하는 죄수 역의 ‘제니퍼 제이슨 리’의 연기는 단연 빛을 발한다. 유명배우 ‘빅 모로우’의 딸로서 16살 때부터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흥행성보다는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주로 선택했는데,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위험한 독신녀>, <돌로레스 크레이븐> 등은 그녀의 대표작이다. 2001년에는 동료배우인 ‘알란 커밍’과 함께 <결혼 기념일에 생긴 일>의 공동연출을 맡기도 했다. 근래 들어 비교적 활동이 뜸했던 그녀는 모처럼 출연한 <헤이트풀 8>에서 비열하고 탐욕스런 팜므파탈 연기를 원숙하게 소화해낸다. 미국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등의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어 다시금 주목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