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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역발상’ 청년 구직자가 밝히지 않은 이야기

입력 2015.12.08 10:01

2012년 솔로대첩 기획자 유태형씨가 ‘자신의 1년을 판다’는 구직활동 보도자료에 첨부한 사진. / 유태형 팝니다

2012년 솔로대첩 기획자 유태형씨가 ‘자신의 1년을 판다’는 구직활동 보도자료에 첨부한 사진. / 유태형 팝니다

메일을 받았다. ‘유태형 팝니다’라는 프로젝트 담당자로부터다. “과거 솔로대첩에 관한 기사를 다뤄주셨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 솔로대첩을 진행한 유태형군이 이번에도 ‘재밋는’ 발상으로 전국의 기업인들에게 본인의 1년을 경매로 내놨습니다.” 오타가 눈에 거슬리지만 넘어가자.

당연히 기억한다. 이 코너에서 기자는 세 차례에 걸쳐 ‘솔로대첩’에 대한 기사를 썼다. 201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행사다. 폭망했다. 두 번째 기사부터는 ‘왜 폭망했나’라는 분석이었다. 소셜 이벤트라고 얕잡아볼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는 일반론이고, 핵심은 기획자 사이의 갈등이다.

당시 주최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유씨의 이번 기획은 신선하다. 아무래도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는 구직자의 처지와 ‘갑’ 위치에 있는 기업 위치를 바꿔보자는 역발상이다. ‘유씨 자신의 1년 근무’를 공개 입찰하는 것이다. 입찰방법은 “경매물(유씨 자신)의 연봉과 복지혜택, 기업 비전 제시, 근무조건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성해 담당자 전화번호와 함께 회사 공식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이 이벤트 메일 계정으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입찰하는 기업이 있을까. 12월 4일 현재 5개 회사가 입찰에 응모했다.

그런데 평판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유태형 팝니다’ 페이지에 게시된 ‘매물 소개’ 코너에는 그의 경력이 정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 ‘솔로대첩’ 해프닝 1년 뒤 취재하던 기자는 당시 주최 측에 참여했던 인사들로부터 유씨가 한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2013년 12월 이야기이니, 전 회사는 1~2년 전쯤 그만뒀다는 말? 물론 굳이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까지 구직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이벤트’를 여는 것이 실제 구직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가장 큰 목표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유태형씨의 말이다. “얼마 전 부산의 한 야산에서 누군가 비명을 지른 사건을 다룬 기사를 봤습니다. 그게 취직이 안 되어서 제발 살려달라고 어느 여대생이 외친 것으로 판명났잖아요. 그 정도로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전국에 있는 취업준비생 친구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취지인데, 이런 방식으로 그가 구직하는 것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 “취업하는 데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지 말고 재미있게 해보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한다. 뭔가 1% 부족한 답이다.

“솔로대첩 기획했던 게 흑역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는 일이었고, 모티베이션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력을 일부러 다 안 밝힌 이유가 있습니다. ‘유태형 팝니다’라는 퍼포먼스 자체가 얼마나 마케팅이 되고 이슈가 되어 재미있어 하는가로 저의 마케팅과 브랜딩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를 삼아달라는 겁니다.” 최종 경매 결과는 12월 18일 오후 12시10분에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공개한다고 한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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