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에어리언 사진이라고 유포되고 있는 사진. 외계인이 아니라는 쪽은 사산된 송아지 사체라고 주장한다. / 페이스북
어쩌면 우리는 컨시피러시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을 통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세기 이 분야에서 최대의 사건을 꼽으라면 1947년 7월에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로즈웰 사건이다. 그리고 21세기. 지난 11월 7일부터 시작한 ‘일련의 사건’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어쨌든 이야기가 확산되며 흘러가는 꼴은 비행접시가 추락했고, 외계인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의혹을 담고 있는 ‘로즈웰 사건’을 닮아 있다.
레딧 등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밤하늘에 나타난 낯선 불빛이다. 많은 사람에게 목격되었고 휴대폰 영상도 촬영됐다. 이런 사건의 공식 해명은 유사하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경찰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짧은 성명을 냈다.
“오렌지 카운티의 하늘에 나타난 불빛은 해변에서 해군이 미사일 테스트를 한 것으로 통보 받았다. 더 이상 자세한 정보는 없다.” 지역신문들 보도도 유사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지의 보도다. “토요일 밤, 샌디에이고뿐만 아니라 네바다주에서 애리조나주에서까지 목격되었던 ‘이상한 불빛’은 해군의 트라이던트 미사일 발사시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였을까. 페이스북 등을 중심으로 이 사건 직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새너제이) 지역의 풀밭에서 찍었다는 괴상한 생물체의 사체 사진이 유통되기 시작되었다. 페이스북 측은 해당 사진을 ‘삭제’해 유포를 막았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 측이 정부와 협조해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총 8장에 이르는 이 사진 시리즈는 현재도 빠르게 유포되는 중이다. 사진에는 이 사체가 발견되었다고 주장되는 장소를 따라 이름이 붙었다. ‘산호세 에일리언’이다. 사실일까.
널리 퍼진 사진 시리즈의 포스팅 시점이 위의 하늘에 나타난 이상한 발광체 사건 이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 소문 검증 사이트인 스놉스닷컴이 찾아낸 원본 사진의 게시자가 이 사진 시리즈를 최초로 등록한 시점은 11월 5일 오후 7시28분.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이었다. 티션 마이클 스탠퍼드라는 이 청년이 처음에 사진을 등록하며 남긴 말은 이것이었다. “우리집 마당에 나타난 이 두 발짜리 짐승(beast)은 도대체 뭐야?” 그리고 사진을 찍은 장소도 미주리주 플래슨트 호프라는 마을이다. 그렇다면 이 사진 속 정체불명의 괴물은 무엇이었을까. 사진이 외계인의 사체라고 믿지 않은 쪽은 “사산된 송아지의 시신을 야생동물이 뜯어먹고 남은 사진”이라고 주장한다. 스놉스닷컴 쪽도 다른 사산된 송아지 사진을 제시하며 이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사건이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산호세 에일리언’ 이야기는 새로운 전설이 되어가는 중이다. 로즈웰 사건과 다른 점이라면, “우리가 확보한 것은 비행접시”라는 미 공군당국의 초기 성명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21세기판 로즈웰 사건’쯤으로 살아남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