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소프트웨어 개발의 변화, 한국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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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소프트웨어 개발의 변화, 한국은 위기다

입력 2015.10.26 17:28

정보기술(IT) 강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들 걱정이다. 그 위상을 견인하고 있다던 삼성전자도 두 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급락 중이다. 단기 전망도 좋지 않다.

갤럭시라는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후광효과란 의외로 모방이 쉬웠다. 결정적 격차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와야 하지만, 샤오미 등의 사례를 보면 중국이 오히려 비전이 밝다. 장기적 전망에도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말할 것도 없다.

IT 강국이라는 착시효과가 생긴 이유는 몇몇 대기업의 단기 실적이 시야를 왜곡한 결과다. 그러나 그조차도 안드로이드라는 빌려온 소프트웨어와 큰 화면이라는 누구나 모방 가능한 역발상이 낸 단기 효과 덕이니 ‘화무십일홍’이다.

기업이든 국가든 하드웨어에 의한 압축성장은 노력하면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일에는 독특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시장 혹은 공동체의 결속을 끌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깃허브 이미지 옥토캣 / 구글 캡쳐

깃허브 이미지 옥토캣 / 구글 캡쳐

모든 것이 단순하던 시절에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집단을 구박하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소프트웨어는 대부분이 커뮤니티의 선택에 의해 비로소 완성된다.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혁신은 다른 기술자들에 의해 먼저 평가 받은 후 시장에 의해 검증된다. 폐쇄적이라는 애플에서조차 마찬가지다.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폐쇄적 하드웨어와 동시에 극도로 개방적인 소프트웨어 제작법이 함께 발표된다.

하드웨어는 마켓셰어, 즉 시장 점유율이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마인드셰어, 즉 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뺏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가 애플용, 구글용 앱을 만들어줬기에 그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따라서 요즈음은 소프트웨어 개발도 댓글을 달 듯 이뤄진다. 굳이 비유하자면 알찬 게시판 같은 것이다.

원글이 올라오면 댓글이 달리고, 누군가는 긴 장문의 답글을 쓰기도 한다. 그 토론 자체는 길지만 잘 정리된 하나의 지식이 되어 쌓인다. 원글을 쓴 이는 오픈소스 창시자가 되고, 댓글과 답글을 쓴 이들은 오픈소스 커미터가 되는 것이다. 내 글에 댓글도 안 달리고 ‘좋아요’도 안 눌러 준다면 어째 서글프다. 지금 한국 소프트웨어의 위기란 바로 이 소외감이다.

‘소셜 코딩’이라고도 일컫는 이 창조의 문화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활동 중인 깃허브(github)나 스택오버플로우(Stack Overflow)와 같은 놀이터에서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비공식 조사이기는 하나, 이 두 사이트에서의 사용자 수는 물론 활동지수 어디에도 톱10 안에 한국은 없었다. 물론 비영어권과 인구라는 변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영어 따위 귀찮으니 우리끼리 어딘가에서 끼리끼리 잘하고 있을지는 모른다. 그런데 오픈소스 문화의 산실인 깃허브에서 팔로어 10명 이상의 활동성 있는 개발자들은 물론 미국이 제일 많지만 중국이 3위, 일본이 5위였다. 노벨상만 부러워할 때가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눈팅’만 하는 사이, 원글의 아이디어는 댓글의 응원에 힘입어 현실이 된다. 그리고 그 글을 쓴 이들은 전설이 되고 팬이 움직여 시장이 생긴다. 소프트웨어 강국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 MS처럼 입심 있는 기업을 배출하는 나라, 혹은 이 토론에 활발히 참여하는 논객이 있는 곳이다. 우리는 아직 어느 쪽도 아님을 지금이라도 깨닫는 편이 좋다.

<김국현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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