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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대통령?

입력 2015.10.20 11:00

“아 진짜. 같이 좀 쓰지….” 한 사진이 논란이다.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홀로 우산을 든 박 대통령. 옆에는 양복차림의 남자가 본격적으로 비를 맞는 중이다. 이 남자는 피터 샐프리지 미국 의전장이다. 방미(訪美)한 박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가는 장면이다. 사실 사진 한 장만 봐서는 모른다. 풀된 전체 사진을 검토해봤다. 트랩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홀로 우산을 쓰고 내려왔다. 트랩에서 내린 뒤 샐프리지가 공항에 도열한 인사를 소개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우산을 직접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우산을 직접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우산을 쓴 것은 아니다. 무언가 설명하면서 샐프리지의 머리가 박 대통령의 우산 안에 들어가 있던 ‘찰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설명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다시 홀로 우산을 쓰고 걸어갔다. 샐프리지의 얼굴이 굳어 보이는 걸 두고 ‘우산을 안 씌워줘 삐졌다…’고까지 해석할 일은 아닐 듯하다.

궁금했다. 비 올 때 의전을 담당하는 사람은 우산을 안 쓰는 것이 맞는 걸까. 올해 초, <품격경영>이라는 두꺼운 두 권짜리 책이 출판되었다. 책, 재미있다. 언론에 보도된 국가원수들의 다양한 의전사례 사진을 두고 ‘대통령이나 기업 CEO와 같은 ‘유력인사’의 품격에 맞는 행동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논한 책이다. 저자는 동문선 출판사의 신성대 대표다. 물어봤다. “사실 우산을 대통령이 들었다고 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박 대통령의 외국 순방 의전을 꼼꼼이 봤다는 그는 “이전부터 지적했는데 한국에서 출국할 때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다시 내려요. 양말도 맨살 양말이고 바지는 또 뭡니까.” 신 대표의 비판은 신랄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패션은 ‘시장 가는 아줌마 복장’이지 정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문. 그래도 박 대통령은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전 문법에는 익숙한 사람이 아닐까. “‘전혀’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지난번 중국 갔을 때도 개인적으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열병식에 노란옷을 입고 갔습니다. 중국 사람도 함부로 못 입어요. 왜냐. 노란색은 황제의 색이거든요. 중국 지도자들도 노란색 넥타이는 못 매는 것이 불문율이에요.”

박 대통령의 ‘나홀로 우산’과 비교해 헬리콥터에서 내린 오바마가 백악관의 젊은 행정관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진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진이 ‘비교짤방’으로 많이 거론되었다. “그건 상관없어요. 나라 사이의 행사도 아니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그렇게 대하는 것 자체가 매너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다시 문제는 박 대통령이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 근혜님은 못 말립니다. 굳이 자신만 우산을 쓰겠다는 저 심성. 이럴 땐 누구도 근혜님을 말릴 수 없습니다.” 보기 좋아서 하는 평가는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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