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엔… 이제 세상사람 모두 다 이 바보를 알게 되어버린 것 같아. 독일로부터.” 한 유튜브 영상에 붙은 댓글의 하나다. 이 영상의 댓글들은 영어·일본어·스페인어·러시아어·중국어 등 온갖 외국어로 돼 있으며, 동영상에 등장한 주인공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월 9일 현재 조회 수는 837만회를 돌파하고 있다. 영상은 11분42초짜리다.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이 남자는 오일 성냥(서바이벌 키트에 흔히 등장하는 야외에서 불 피우는 용도의 캠핑용품)을 들고 있다. “일본 돈으로 100엔을 주고 샀는데, 자신은 사용법을 잘 모른다”며 대화방에 참여한 사람들의 코치를 받아 켜는 것을 시도하고 있었다.(전 세계 누리꾼은 ‘사건’ 후 그가 갖고 있는 것과 똑같은 종류의 오일 성냥을 일본 아마존에서 찾아냈다) 라이터 기름을 몇 차례 부었는데도 불은 잘 붙지 않았다.
동영상 생중계 중 실화사건을 일으킨 닉네임 ‘다-스케’씨. 일본 에이메현 니이하마시에 거주 중인 40세 남성으로 밝혀졌다. / 유튜브
사실 결정적인 실수는 여러 차례 기름을 닦아낸 휴지들을 옆의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담아둔 것이었다. 마침내 오일 성냥에 불이 붙었는데, 생각 외로 불이 크게 붙자 그는 불이 붙은 성냥을 별 생각 없이 옆의 비닐봉지에 버렸다. 그런데 이건 슬랩스틱 코미디도 아니고, 대화방에 참여한 사람들이 “뒤를 보라고!”고 주의를 주는데도 그의 관심은 다른 데 쏠려 있다. 불이 크게 번지자 대처하는 그의 태도도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보였는데, 일단 불 붙은 비닐봉지를 방구석으로 가져간 뒤 종이상자 등으로 눌러 끄려고 했다. 당연지사 불은 더 크게 번졌다.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굴까. 이 사건이 애초에 벌어진 곳은 ‘kukulu 라이브’라는 인터넷 중계사이트다. 한국으로 치면 아프리카TV 같은 곳이다. 이 남성의 실명은 알려지지 않았고, ‘다-스케’라는 닉네임으로 방송을 하던 양반이다. 주로 마인크래프트 게임 중계가 주제였다고 한다. 동영상이 알려진 직후,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시나가와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 주목을 받았다. 그 사건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이 남자도 죽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에서도 2~3개 매체가 ‘인터넷 화제’로 이 사건을 보도했는데, 시나가와 설(說)에 기초해 “사망자가 나왔다”고 썼다. 오보였다.
사건 하루 뒤 트위터에는 한 지역신문 단신 보도사진이 공유됐다. 보도에는 이렇게 돼 있다. “10월 4일 0시45분쯤, 에이메현 니이하마시의 요코이 코우조우씨(68) 소유의 2층 목조 집에서 실화. 경찰은 요코이씨의 장남(40)이 ‘오일 성냥’을 잘못 휴지통에 버려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중계되던 시간과 결정적으로 경찰이 ‘오일 성냥’을 거론한 데서 문제의 ‘다-스케’씨는 이 ‘장남’으로 확정되었다.
다-스케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위의 신문 보도는 이 실화사건으로 “그와 어머니(73), 근처의 친척 여성(62)이 화상 등의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신드롬은 이어졌다. 보도를 바탕으로 화재현장에 찾아가 화재가 난 방을 보여주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해당 관할 소방서는 일본 언론들의 사건현장에 대한 확인 요청에 “동영상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