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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커가 공개한 나사 특급비밀 사진’의 진실은

입력 2015.08.24 16:21

나사가 은폐하는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유포되고 있는 사진. 그러나 진실은 포토샵으로 만들어낸 창작물이었다./루리웹

나사가 은폐하는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유포되고 있는 사진. 그러나 진실은 포토샵으로 만들어낸 창작물이었다./루리웹

“네 합성입니다. 그래도 저는 UFO를 믿습니다.” 8월 중순,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사진 시리즈를 올린 누리꾼은 이렇게 글의 결론을 맺었다. 글 제목은 ‘다시 보는 UFO 사진’으로 돼 있지만 그가 올린 ‘사진들’이 다루는 내용은 여러 가지였다. 지구공동설, 인류문명의 외계 기원, 고대의 핵전쟁, 독일 나치의 비행접시 개발, 거인화석, 9·11 펜타곤 미사일 테러 음모론…. 그리고 거론된 한 남자, 게리 맥키논. 사진 시리즈의 맨 앞에는 영국 출신의 이 해커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러니까, 이 사진 시리즈는 미국 정부 전산망에 침투해 게리 맥키논이 해킹해 공개한 사진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

게리 맥키논은 실존 인물이다. 1966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인 이 남자는 솔로라는 닉네임으로 2001년부터 2002년까지 13개월 동안 미국 국방부와 미 항공우주국(나사) 등 97개 기관에 침투함 혐의로 기소된다. ‘미국 정부’에 의한 ‘영국’ 해커 기소는 국제적인 법적 논란을 낳았는데, 2006년부터 시작된 그의 재판은 특히 문화예술계에 많은 영감을 줬던 것 같다. 2008년 록그룹 마릴리온의 주도로 그의 미국 이송을 반대하는 콘서트가 조직됐고, 2009년 8월에는 핑크 플로이드의 데이비드 길모어가 그의 처지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게리 맥키논은 나사 컴퓨터 등에서 무엇을 봤을까.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 정부가 은폐하고 있는 UFO 기술이나 공짜 에너지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와 관련한 문서파일들에는 앞서 누리꾼이 제시한 사진 시리즈가 없다.

이 사진 시리즈는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찾아보면 그를 둘러싼 미국과 영국 사이의 논란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인 2009년께부터 지금까지 ‘게리 맥키논이 찾아낸 사진들’ 또는 ‘나사 해킹 특급비밀 사진’ 등의 이름으로 떠돌고 있다. 그런데 단서는 의외의 곳에서 나온다. 한 외국 사이트 토론에 따르면 맥키논 시리즈의 몇몇 사진들, 특히 거인의 화석을 발굴하는 사진이 ‘Worth1000’이라고 하는 사이트에서 주최한 ‘포토샵 이펙트’ 콘테스트 출품작이라는 것이다. 실제 찾아보면 2008년 ironkite, 그러니까 ‘강철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회원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찾아보면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 셉 재니액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그가 2007년에서 2008년에 만든 단편영화 ‘오리온 컨스피러시’에 나오는 사진들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확인 가능하다. 유튜브에서 2부로 나눠진 이 작품을 볼 수 있다.

단편영화의 객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주인공이 사진들을 프리젠테이션하는데, 바로 이 시리즈 사진들이었다. 강철연과 셉 재니액이 동일인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론은 나왔다. 적어도 사진들은 영국 해커 게리 맥키논이 나사로부터 얻어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진들 중 상당수는 상상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작품’일 뿐 진짜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쉽겠지만 여전히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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