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습격 영상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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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습격 영상의 정체?

입력 2015.07.21 17:18

7월 15일 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사건을 담은 것으로 주장된 영상의 한 장면. 스토커라는 게임의 티저광고 영상으로 밝혀졌다. | 루리웹

7월 15일 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사건을 담은 것으로 주장된 영상의 한 장면. 스토커라는 게임의 티저광고 영상으로 밝혀졌다. | 루리웹

“예전 미국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걸려 사람들이 좀비화되는 병이 있다는 기사를 본 게 있는데, 혹시 그건 아닐지 걱정이 되네요.” 지난 7월 15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영상이 첨부돼 있다. 이전에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 야간영상처럼 헬기에서 적외선 촬영을 한 영상처럼 보인다.

쫓기는 사람은 총을 난사해 보지만 중과부적이다. 결국 넘어진 이 사람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그의 몸을 해체한다! 팔, 다리, 장기들이 쉽게 해체된다. 야시경 영상이라 잘 드러나지 않지만 바닥에 피가 뿌려지는 것도 묘사된다. 신체조각을 챙긴 사람들은 어디론가 흩어진다. 얼핏 인육잔치를 벌이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영상처럼 보인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 영상과 관련한 그럴 듯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주로 2012년과 2013년에 중남미권을 중심으로 영상이 널리 퍼졌는데, 체르노빌 사건으로 유출된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이 좀비로 변했고, 좀비떼가 군인들을 습격한 사건이 벌어진 것을 러시아가 은폐했다는 이야기다.

사실일까. 애초에 포스팅된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들에서도 이미 답은 나온다. 2007년 발매된 ‘스토커: 쉐도우 오브 체르노빌’라는 게임의 티저광고 영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론도 있다. “게임을 해보면 영상과 완전히 다르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더라도 제목이나 덧글에 (그 게임 광고 영상이라는) 언급만 있지 원본 출처는 알 수 없다.” 이 누리꾼이 링크한 영상을 보면 영어로 “해당 게임제작사에서 영상을 만든 것을 부인했으며, 진짜 체르노빌에서 벌어진 사건의 영상이다”라는 주장(!)이 영상 앞부분 화면에 나온다. 이와 관련한 유튜브 상 댓글 논쟁은 며칠 전까지 계속됐다. 사실일까.

일단 게임 스토커의 공식 광고영상. 앞서 누리꾼의 주장처럼 이 게임의 공식 광고영상은 여타의 MMORPG 게임 영상과 비슷하다. 논란이 되는 것처럼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형식은 아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 3월 ‘Hoax or Fact’, 그러니까 우리말로 하면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사이트에서 검증했다. 결론은? 역시 거짓이었다. 사이트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이 영상은 해당 게임사 ‘GSC 게임월드’에서 의뢰해 ‘THQ’라는 회사가 2007년 초에 공개한 것이다. 게다가 영상의 뒷부분에는 ‘존시큐리티(zonesecurity.ru)’라는 도메인 주소가 명기돼 있는데, 실제 들어가보면 현재는 러시아 네트워크 보안회사로 돼 있다. 그렇지만 이 도메인 역시 2007년 3월에는 스토커 게임 공식사이트와 연결돼 있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혹스 측은 밝히고 있다. 결론: 러시아 정부는 체르노빌 좀비 영상을 은폐했는가. 답은 ‘아니다’다. 너무 쉽게 결론이 난 게 조금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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