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郵政)이야기]대한민국을 지킨 ‘6·25 전쟁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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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郵政)이야기]대한민국을 지킨 ‘6·25 전쟁영웅’들

입력 2015.06.30 09:53

  • 김경은 기자

우리 사회는 6월 한 달 내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메르스 사태는 정부·기업·개인의 활동을 위축시켰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패키지를 펼치지도 못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기 시작하던 기업은 소비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시민들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길 꺼렸다. 감염의 공포가 일상생활마저 제약한 것이다.

뉴스 속 한국은 더욱 암울했다. 폐쇄되는 병원이 속출했다. 휴업한 학교도 많을 땐 3000여개나 됐다. 격리지역으로 지정된 마을도 여러 군데 있었다.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활보했다. 마치 전시상황 같았다.

잔인한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세월이 흐르듯 메르스 사태도 지나갈 것이다. 지나간 것은 흔적을 남긴다. 이번 사태에서 꼭 기억해야 할 ‘흔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죽음의 공포와 맞서며 세균전을 벌인 ‘메르스 영웅’들이다. 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는 방호복을 입고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 살인적인 업무 하중을 견뎌내며 메르스 의심검체 검사를 하는 바이러스 검사요원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퇴근도 하지 못한 채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일선 공무원들이 그들이다.

지난 6월 1일 송전초등학교에서 열린 호국영웅 기념우표 발행식 행사에 참석한 송전초 학생들이 호국영웅에 대한 감사의 편지쓰기 행사에 참여하고 손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지난 6월 1일 송전초등학교에서 열린 호국영웅 기념우표 발행식 행사에 참석한 송전초 학생들이 호국영웅에 대한 감사의 편지쓰기 행사에 참여하고 손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때마침 메르스가 강타한 6월은 호국선열의 달이었다. 국가 위난상황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참뜻을 기리는 달이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 6·25 전쟁 6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메르스 여파로 많은 관련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게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1일 위국헌신 정신의 존엄한 가치를 살리기 위해 ‘6·25 전쟁영웅 우표’를 발행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6·25 전쟁영웅은 심일, 김교수, 손원일, 이근석, 진두태, 차일혁, 밴 플리트, 윌리엄 해밀턴 쇼, 몽클라르, 칸 등이다. 이들은 국가보훈처가 지난 2011년에 선정한 6·25 전쟁영웅 61명 중 10명이다.

심일 소령은 5명의 특공대를 조직, 수류탄을 들고 육탄공격으로 북한 자주포를 격파했다. 김교수 대위는 1개 중대 병력으로 중공군 연대 병력에 맞섰다. 이근석 공군 준장은 맨손으로 폭탄을 투하하다가 전투기(경비행기)가 피격당하자 비행기를 적군의 탄약차량으로 몰았다. 차일혁 경무관은 대관령에서 적에게 포위되자 부하들을 피신시키고 혼자 싸워 장렬히 산화했다. 진두태 해병대 중위는 빨치산 남부군 사령관을 사살해 토벌작전을 종료시키는 데 기여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손원일 제독도 있다. 목숨으로 보여준 그들의 애국심과 호국정신은 귀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파란색 눈을 가진 외국인도 4명이나 있다. 철수 건의에도 굴하지 않고 전선을 지킨 주한 미8군 사령관 밴 플리트 장군, 유엔 파견 프랑스 대대를 이끌고자 중장에서 중령으로 스스로 계급을 낮춰 참전한 몽클라르 유엔 육군 중령, 서울 북방 방어선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칸 유엔 육군 중령, 선교사의 아들로 평양에서 태어나 6·25 전쟁 소식을 듣고 미 해군으로 참전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도 포함됐다. 오직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국의 전장에서 희생됐다.

그들의 영웅적 헌신은 그 자체가 감동적이지만 구체적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름도 낯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우표’가 기대 이상으로 많이 팔렸다고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수많은 호국영령을 기억하려는 시민들이 발휘한 애국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애국심의 현대적 표현은 시민의식이다. 높은 시민의식이 메르스 사태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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