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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철 처형 영상 논란, 더 오싹한 것은

입력 2015.05.26 20:30

“중국의 한 사이트에 올라온 것인데요.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5월 2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과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한 남성이 무릎을 꿇린 채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다. 앞쪽에는 고사포로 보이는 총구가 보인다. 중국의 Edushi.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올라온 이 사진은 두 장이다. 두 번째 사진은… 이 남자의 몸이 갈갈이 찢겨 살점이 공중에 흩어지는 사진이다.

현영철 처형이라는 제목으로 커뮤니티에 유포된 원래의 동영상. 업로드 일이 지난해 12월 24일로 현영철 숙청사건과 무관한 영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YNC

현영철 처형이라는 제목으로 커뮤니티에 유포된 원래의 동영상. 업로드 일이 지난해 12월 24일로 현영철 숙청사건과 무관한 영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YNC

끔찍한 사진이다. 사진이 퍼진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혐], 내지는 [혐오]라는 표시를 붙여 이 사진을 다루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트위터라고 할 수 있는 웨이보를 통해 급속히 유포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나저나 사실일까.

사진을 보면 동영상으로부터 캡처된 것으로 보인다. 흔한 영상은 아니다. 국정원이 입수했다는 ‘첩보’마냥 희생자는 고사포로 당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당시 장성택 부위원장도 고사포로 처형되었다는 ‘설’이 돌았다. 당시에도 고사포로 사람을 처형하는 영상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돌기는 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과는 앵글이 다르다. 당시 일부 종편 매체에서는 북한 고위층을 대상으로 장성택 처형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본보기 차원으로 배포되었다는 주장을 내놨으나 이 역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진실은 무엇일까.

불행하게도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저런 류의 영상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warning.or.kr로 막혀 있다. 그래도 어찌어찌 확인해봤다. 그리고 마침내 동영상을 찾아냈다. 한 사이트에 게재된 이 영상의 제목은 “ISIS BRUTAL Execution of Man Using a High Caliber Tank Shell.” 그러니까 ISIS(이슬람국가)가 대전차용 칼리버로 남자를 처형하는 영상이라는 것이다. 영상은 아랍 남자가 나와 일장 연설하는 내용부터 시작하니 게임 끝. 설마 현영철의 사형집행을 IS에게 의뢰했을 리도 없으니 말이다. 더 확실한 것은 이 동영상이 게시된 날짜다. 이 동영상 사이트에 게시된 날은 지난해 12월 24일이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아직 승승장구할 때다.

정작 오싹한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뒤 한 종합일간지 인터넷신문이 커뮤니티 화제로 이 건을 기사화한 내용이다. 아마도 동영상까지도 찾아본 듯, “원본 영상 시작에는 터번을 쓴 남성이 등장해 북한과 거리가 먼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캡처 사진, 즉 공중에 살점이 찢겨 흩어지는 장면을 아무런 처리 없이 그대로 자료사진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다. 이어 또 다른 기사를 쓰느라 바쁘다 보니 제대로 스크린 못했던 것으로 믿을 수밖에. 아마 그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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