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개혁
홍성태 지음·진인진·1만5000원
일제의 식민지 근대화, 박정희-전두환의 개발주의, 이명박-오세훈을 거치며 서울이 이어온 발자취다. 파괴적 개발의 덫에 빠진 서울이 자연과 역사와 사람을 돌보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은이는 서울을 다층적인 도시라고 말하며 서울의 다층성을 네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역사적 다층성이다. 서울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됐다. 둘째는 사회적 다층성이다. 서울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 셋째는 문화적 다층성이다. 사회적 다층성은 당연히 문화적 다층성을 수반한다.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주거형태와 생활방식이 같을 수 없다. 넷째는 생태적 다층성이다.
서울은 생태적으로 비교적 풍부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은이는 서울이 이러한 다층적인 성격을 고려한 기억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억의 문제는 보존과 복원으로 연결된다. 식민지 이전의 서울은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이루고 사람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이상적인 도시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군부독재 시기의 왜곡된 근대화 정책, 무분별한 난개발, 신개발주의를 거치면서 서울이 반역사적·반생태적·반인간적 공간이 됐다는 게 지은이의 진단이다.
용산 미군기지, 한양주택, 뉴타운 사업, 보금자리 주택, 삼풍 아파트 붕괴 등의 사건들은 서울이 얼마나 생태를 파괴하고 복지를 왜곡시키고 안전을 등한시하면서 변천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한바탕 열풍을 몰고 왔던 뉴타운 사업은 ‘강북의 강남화’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아파트 도시화·양극화를 강화하는 이중도시화를 가져 왔다. 결국 경기침체와 과잉개발에 따른 뉴타운 열풍이 약화되면서 2011년 6월 뉴타운 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뉴타운 사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서 뉴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운동이 계속 커졌다.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엄청난 비리와 폭리의 문제가 계속해서 밝혀졌다. 뉴타운 사업이 남긴 후유증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잘못된 정치가 서울을 얼마나 심하게 망칠 수 있는가를 뉴타운 사업은 잘 보여준다. 지은이는 서울의 진정한 발전은 이명박과 오세훈이 추진한 ‘투기의 정치’를 혁파하고 보존과 복원의 탈개발주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