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 몰락시킨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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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산층 몰락시킨 양극화

입력 2015.01.12 15:20

[신간 탐색]미국 중산층 몰락시킨 양극화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
로나드 발렛, 제임스 스틸 지음·이찬 옮김·어마마마·1만5000원

미국 솔트레이크 교외에 사는 69세의 바바라 조이 화이트하우스는 알루미늄 캔을 모아서 재활용업자에게 팔아 한 달에 30달러를 번다. 한 달 고정수입이 942달러인 그에게 30달러가 생기는 일은 중요했다.

집세와 공공요금 및 보험료를 내고 나면 그가 일주일에 쓸 수 있는 돈은 40달러 정도. 캔을 판매한 돈으로 식료품비와 수년간 앓아온 암과 만성 폐질환의 의료비를 대는 데 쓴다. 식사는 거의 수프로 때운다. 젊은 시절에 그는 자신의 노년이 이럴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남편은 장거리 트럭 운전사로 수입이 좋은 편이었지만, 1986년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 죽었다. 트럭의 정비불량이 원인이었다. 남편의 회사는 화물운송산업의 규제완화가 법제화된 뒤 비용 절감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안전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남편의 회사는 보상으로 그녀에게 격주로 598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4년 후 수표는 부도가 나 되돌아왔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가 회사를 고의로 부실하게 만들어 파산법원에 보냈기 때문이다.

조이의 사례는 단지 불운에 따른 특이한 경우일까. 책은 조이의 사례가 특수한 개인의 사례가 아닌 미국 중산층이 근래에 겪고 있는 상황을 명확히 드러낸다고 말한다. 미국이 중산층을 쥐어짜내고 부유층을 극도로 편애하는 계급 양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와 재계, 의회가 합작해 만들어낸 1%의 부자를 위한 정책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촉발시킨 금융 규제완화다. 1100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한 집의 실제 가치보다 높은 담보로 융자를 얻도록 유도했다.

결국 이들이 평생 갚을 수 없는 부채를 매달 은행에 갚도록 하여 주택시장 붕괴가 일어났다. 이밖에도 중산층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세제도를 만들었다. 또한 경제 각 분야의 규제를 완화해 항공과 물류를 포함한 전체 산업에서 노동자의 일자리를 없애거나 임금을 낮췄다. 중산층을 지탱하고 있던 사회구조는 점점 붕괴돼 갔다. 이 책은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1%가 아닌 다수의 지배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마지막에 연방대법관 루이스 브랜다이스의 말을 인용한다. “우리는 소수의 손에 부를 집중시켜줄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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