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한국소비자를 역차별했나



주간경향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신라면, 한국소비자를 역차별했나

입력 2014.08.18 17:33

“드디어 일·중·한국의 신라면이 대격돌을 합니다.” 8월 중순, 한 유명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캡처 이미지다. 한국에 사는 일본인 블로거가 홍콩에 가는 회사 직원에게 부탁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을 구해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을 비교한 글이다. 다 같은 신라면 아니냐고? 이 블로거의 분석에 따르면 달랐다. 일단 건더기. 확실히 차이가 있다. 일본 신라면 컵에 제일 많다. 다음은 중국. 제일 적은 것이 한국이다. 블로거가 잰 것에 따르면 ‘면’의 중량도 제각각이다. 일본 61g, 중국 65g에 비해 한국은 44g이다. 흥분한 일부 누리꾼은 “국내 소비자만 봉이냐”며 신라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라면을 출시한 농심의 반응이 궁금했다.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 | 오늘의유머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 | 오늘의유머

“아, 그 글이오? 벌써 몇 년 전에 돈 것인데.” 농심 관계자의 말이다. 확인해보니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도 차이가 있다는 것 아닌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한국 제품을 그냥 갖다 파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의 식문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식문화는 탕문화예요. 얼큰한 국물을 수저로 떠서 맛을 보는 문화입니다. 반면 일본은 면발의 문화예요. 수저를 쓰지 않고 면과 고명이 어우러지는 식감을 중요시하죠.” 그렇다면 중국은? “중국은 아직도 양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일본인 블로거가 캡처한 것을 보니 중국에는 나무젓가락 대신 접이식 플라스틱 포크도 들어있던데? “식습관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는 대만 제품과 경쟁을 하는데 대만 쪽 제품에 플라스틱 포크가 들어 있어요.” 

농심 관계자의 말을 요약하면, 각 나라의 식습관과 각국 시장상황을 고려해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신라면 컵은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봉지 신라면의 경우 93개국에 수출되는 제품이 모두 120g으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차별’을 거론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각국의 가격차이다. 처음 저 글이 올라왔을 때 신라면 가격은 800원이었는데 현재는 850원이다. 농심 측이 내놓은 올해 8월 기준 자료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일본 신라면의 가격은 173엔. 환산하면 1741원이다. 중국은 상해와 청도에서 생산하는데, 상해 제품의 경우 약 7.5위안, 우리 돈으로 1253원이다.

사실, 처음으로 돌아가 왜 2014년 8월 ‘신라면 차별’이 이슈가 되었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확인해보니, 처음 글은 seoulmiki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이 ‘서울정보국’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자신의 블로그에 2010년 9월 1일에 올린 글이다. 그런데 2014년 이미지 캡처 형식으로 올라온 글에는 원본 글에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적혀 있는 결론 부분이 빠져 있다. 그는 한국에서는 신라면이 ‘슈퍼특가’에 판매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싸게 팔고 싶거나, 아니면 날계란을 넣어 먹도록 설정이 되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2014년 8월에 다시 유포되고 있는 글에서는 이 ‘가격’에 대한 ‘고찰’을 생략하면서 한국 소비자가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결론으로 유도하고 있다. 다시 이미지로 캡처해 올린 사람은 왜 저 부분을 생략했을까. 넘겨짚을 일은 아니다. 각자 판단해보도록 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