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郵政)이야기]교황의 미소, 선비의 관조를 담은 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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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郵政)이야기]교황의 미소, 선비의 관조를 담은 우표

입력 2014.08.04 17:01

마침내 그가 온다. 하얀 수단 차림에 황금 십자가 대신 소박한 은 십자가를 목에 걸고 검정 구두를 신고 온다. 가난한 자들의 교황, 거리의 교황 프란치스코. 1963년 요한 23세가 사망한 이후 50년 만에 등장한 개혁교황이자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 그가 14~18일 한국을 방문한다. 그의 역사적 방한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1984년, 1989년 한국 방문에 이어 세 번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그가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우리는 정당한 시스템을 원하고 외쳐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는 시스템 말입니다. 돈이 아닌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 교회가 거리로 나가 일하기를 원합니다.” 교회는 가난해야 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온몸으로 보여주는 가난한 삶에 전 세계인들이 그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가히 ‘프란치스코 신드롬’이다. 방한 기간 의전차량으로 ‘쏘울’을 선택해 방문도 하기 전에 감동을 주는 교황. 우정사업본부는 그가 전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염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널리 퍼지기를 기원하며 기념우표 2종을 8일 발행한다. 온유, 겸손, 사랑이 밴 우표 속 교황의 미소가 환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교황방문 기념우표, 고사관수도 보통우표, 필라코리아 기념 아리랑 우표, 우표취미주간 특별우표 | 우정사업본부 제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교황방문 기념우표, 고사관수도 보통우표, 필라코리아 기념 아리랑 우표, 우표취미주간 특별우표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취인들에게도 올 8월은 미소 짓는 달이 될 듯싶다. 교황 우표뿐만 아니라 매력 있는 우표들을 잇따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매혹적인 보통우표 2종이 7일 선보인다. 3000원짜리 우표는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다. 조선 초기 문인화가 강희안(姜希顔·1417~1464)의 대표작이다. 한 선비가 커다란 바위에 엎드려 양팔로 턱을 괴고 물끄러미 물을 바라보고 있다. 물은 잠잠하고 고요하다. 물아일체(物我一體).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던 선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고사관수도는 오직 수묵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수묵화(水墨畵)의 묘미는 먹의 번짐에 있다.

의도하지 않은 번짐 때문에 사실적인 묘사보다 화가의 마음이나 감정을 표현할 때 즐겨 쓴다. 고사관수도의 매력도 고요한 가운데 살아 있는 듯 생기를 주는 묵법에 있다. 산수화를 머리맡에 두고 한가로운 마음으로 유람하는 것을 와유(臥遊)라고 한다. 와유의 즐거움을 산수의 크기로 재겠는가. 우표로 만나는 고사관수도로도 족하다. 등기우편용 1930원짜리 우표(5g 초과 25g까지)는 보물 제455호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를 담았다. 이번에 내놓은 보통우표는 위·변조 방지를 위한 시변각 잉크(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잉크) 인쇄와 미세문자 말고도 한반도 지도 모양의 천공을 넣어 이채롭다.

8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를 기념하는 우표도 나온다. 이번 전시회에는 68개국의 545작품, 20여만 장의 우표와 세계적인 희귀우표가 총집합한다. ‘아리랑’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는 처음으로 한지에 인쇄를 해 독특한 질감이 한국적인 멋을 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우표를 인식하면 아리랑에 관한 동영상도 즐길 수 있다.

우표취미주간(올해는 세계우표전시회 기간) 특별우표도 눈에 띈다. 지난해 개최된 우표디자인 공모대전 수상작들을 우표에 담았다. ‘새로운 역사 창조’(조현지의 일반부문 대상작), ‘기차여행’(박은영의 금상 수상작), ‘새의 마음 편지’(최민서 청소년부문 대상작), ‘우표와 함께 성장’(김태열 청소년부문 금상작) 등 4종의 우표와 소형시트를 발행한다.

여름이 절정이다. 교황우표를 보면서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고, 고사관수도를 감상하면서 ‘나’를 성찰하며, ‘인류문명의 목격자’ 세계우표를 만나러 가자. 피서법이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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