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권 문화에서 인재 판단 기준 중 널리 알려진 것은 신언서판(身言書判)입니다. 당나라 시대 관리채용 지침으로 겉모습과 말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쓴 글을 보면 한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채용전형과 비교해보면 서(書)는 자기소개서, 이력서에 해당하고, 신(身)과 언(言)은 면접에 해당됩니다.
특히 말을 얼마나 조리있게 잘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지, 나아가 다른 사람과 소통능력은 어떠한지 알아보는 전형이 토론면접입니다.
외국 글로벌 기업에서는 면접관과 면접자의 1대 1 대면토론 양식이 주류인 반면 국내 기업들은 현실적 이유를 들어 팀별토론 형식을 선호합니다.
1990년대 초 일부 언론사에서 기자 채용방식으로 도입했던 팀별 찬반토론 전형이 대기업뿐 아니라 공사로도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LH공사의 경우 지난주 고졸자 채용임에도 불구하고 밀도 있는 토론면접을 진행한 것이 일례입니다.
토론면접 실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차적인 근거는 집단지성에 대한 인정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지식이 풍부해도 개인의 사고력과 상상력은 토론을 통해 도출해낸 집단지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집단지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기업 경영환경이 다양한 글로벌 변수, 즉 돌발 변수에 휘둘리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일본 대표 가전 3사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일순간의 경영판단 실수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토론면접 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주제에 맞게 자기논리를 정리하고, 논리의 근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말할 때는 서두르지 말고 상대편의 말을 경청한 뒤 의견을 개진하길 권합니다. 토론의 목적은 생산적인 결론 도출입니다. 아무리 말을 잘해도 집단지성에 이르는 결론 도출을 방해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이 탈락하는 전형이 토론면접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상연 TGS커리어컨설팅 대표> webmaster@greatst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