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 정부 산하단체 신입직원 공채 모집 외부 전문가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공무원·공사의 인기몰이에 10여명을 최종 선발하는 서류전형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렵게 서류를 통과한 소위 ‘스펙’에 전혀 문제가 없는 면접자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10분당 한 명꼴로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먼저 면접에 올라온 이상 학교, 학과, 외국어 공인점수, 자격증, 연수 등 소위 지원자 ‘스펙’ 사항은 부차요소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성적이나 기록도 그 자체로 감동을 주지 못하지만 면접관 눈앞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느냐에 따라 감동을 주기도 하고 실망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왜 저렇게 디테일에 소홀할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지원자들입니다. 이력서 사진이 엉망이거나, 볼썽사납게 다리를 벌리고 앉거나, 대답할 때마다 몸이나 머리를 흔들어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토익 점수는 800점이 넘는데도 ‘오늘 어떻게(무얼 타고) 왔느냐(How did you get here)’는 간단한 영어질문을 알아듣지 못해 결국 전체 인터뷰를 망치기도 합니다. 사실 ‘다시 말해 달라’고 하면 ‘버스로 왔느냐, 택시 탔느냐’고 물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냥 ‘모른다(Sorry, I don’t know)’는 말만 되뇝니다.
특목고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유학한 명문대 대학원 우등생 중에는 ‘공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입사 후에 재학 중인 대학원 공부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순간 머뭇대거나, ‘포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입사 후 외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답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면접관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직장은 자신이 돈을 내고 배우는 학교가 아니고 반대로 돈을 받으며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곳이라는 기본 사실조차 간과한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연 TGS커리어컨설팅 대표> webmaster@greatst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