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 수시전형과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는 것처럼, 취업 문호도 다양화하는 추세입니다. IBK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은 최근 충주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고졸 출신과 장애인, 취약계층 채용 쿼터제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아이비 대학의 유색인종과 소수민, 저소득층에 대한 입학 정원 쿼터를 연상케 하는 대목입니다.
상당수 인사담당자나 기업 임원은 고졸 입사자나 취약계층 입사자들이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하겠다는 열정과 성취욕, 그리고 스스로 꾸준히 업그레이드시키려는 발전의지가 남다르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덕수상고, 서울여상 등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명문 실업고 출신 중 대기업, 금융권 간부로 이름을 남긴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국내에 머물고 있는 은행들이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인재를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다문화가정 출신 지원자의 ‘미래 경쟁력’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기소개서 비중이 확대되는 취업 동향도 고졸자나 소외계층 출신에게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고 이겨낸 ‘스토리’가 차별적인 ‘PR 소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소위 ‘스펙’이 좋지 않다면 스펙을 전혀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비중이 낮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대자동차 인턴전형이나 샘표식품 등 자기소개서와 인ㆍ적성검사, 면접 만으로 채용하는 ‘열린 채용’ 기업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삼성그룹의 경우도 다른 대기업군에 비해 스펙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청주대학 출신의 박근희 사장이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신입사원 10명 중 3명꼴로 비수도권대 졸업자입니다. 결국 본인의 현재 조건에 맞고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체 선별 ‘안목’이 1차적인 취업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상연 TGS커리어컨설팅 대표>webmaster@greatst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