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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이 청년층 대표인가

입력 2012.01.31 15:47

정당마다 젊은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라고 한다. 20대 비례대표를 내거나 선발, 영입 과정부터 이슈를 만들려고 한다. 공지영 작가, 조국 교수, 나꼼수 팀 등을 멘토로 섭외해 서바이벌 형식으로 1차에서 112명을 뽑겠다는 한 정당의 비례대표 선출계획은 저조한 참가로 흥행에 실패했다. 청춘콘서트, 나가수, 나꼼수, 네티즌, 모바일, SNS, UCC 등 젊은 세대와 어울리는 흥행 키워드들을 단선적으로 나열하니 이런 전략이 나왔나 보다. 뜨는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면 정치 말고도 할 게 많을 것이다. 

한때 이 땅에는 ‘이해찬 세대’라는 것이 존재했다. 1998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발표한 ‘2002학년도 대학입시 개선안’이 처음 적용된 02학번 이하를 지칭했으며 ‘88만원 세대’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낮은 난이도의 수능에 높은 점수를 받아 대학에는 입학했으나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고 불렸다. 청춘들이 안타까움과 연민, 질타가 뒤섞인 평가를 받는 것은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입시교육의 상징이자 트라우마가 된 단어로 남은 그 이름, ‘이해찬 국무총리’는 늘 어색했다.

지난 2010년 5월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학생들이 2030 유권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표 참여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김세구 기자

지난 2010년 5월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학생들이 2030 유권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표 참여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김세구 기자

지금 정치권이 관심을 쏟고 있는 2030의 딱 중간이 이 이해찬 세대다. 이 세대는 저자 유시민의 책을 읽으며 자랐고, 뉴스 앵커인 정동영을 기억하기도 한다. TV 토론에 나온 노회찬 의원을 보며 통쾌함을 느꼈고, 허경영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각종 패러디 이미지의 단골 소재는 MB나 그네 공주였다. 나꼼수로 정봉주 전 의원을 알았고, 현 대통령의 일상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올라오는 전 대통령의 사진을 함께 본다. 정치야 원래 나와는 상관이 없는 영역이라고 느낄 많은 20~30대들에게 정치인들은 일상적인 소재가 되었고, 팔리는 것은 정치 콘텐츠다. 

사실 2007년 <88만원 세대> 출간 이후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20대 비례대표 후보를 내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청년 후보를 시기상조라 여겼다. 요즘 등장하는 청년 대표 후보군들의 면면을 보면 익숙한 이름들이다. 20대에 반짝하는 청년 창업가들의 이름도 보인다. 외부인사 영입 등 기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각 정당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20대들은 다 어디로 갔나? 

아니 다시 질문해본다. 청년 국회의원이 과연 필요한가? 이 세대는 ‘인정할 수 있는 또래’에 대한 기준에 까다롭다. 오히려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며 롤모델의 자격을 갖춘 명문대 교수나 존경받는 기업가가 이 세대를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많은 유권자는 자신의 현실을 인식하기보다는 워너비를 뽑지 않았던가. 

지역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20대가 있다. 시의원은 임기 4년인 계약직(?)이고 웬만한 대졸 초임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취업은 갈수록 힘들다. 젊은 세대의 직장 근속연수를 생각해보면, ‘직업으로서 정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입당하는 청년 후보가 아니라, 정당인·당직자·지역의원 등 많은 20대들이 정당 내에서 혹은 정당 밖에서 조직되고 활동하길 바란다. 잠깐 튀는 청년이 또래들의 스타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모든 청년들의 대표는 될 수 없다. 정치참여 영역은 유권자로만 존재하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지 속에서 청년정책이나 설득력 있는 언어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정치권이 힘겹게 20대 후보를 내려고 노력하는데, 당선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의 피선거권은 만25세가 되어야 생긴다.                                                                  

김류미<‘은근 리얼버라이어티 강남 소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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