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확산의 의미와 쟁점
사회 전반의 실익 고려 ‘규제’ 신중해야
<주간경향>·국회 입법조사처 공동기획
아직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새로운 세계질서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온라인 인맥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형 서비스’로서의 SNS는 2006년 이후 급속히 성장해 정치·경제·사회를 아우르는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세계 SNS 사용자는 약 8억명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페이스북의 경우 6억명이 70개 언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SNS 원조격인 싸이월드(2500만명), 그 다음으로 페이스북(378만명)과 트위터(250만명) 순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SNS 사용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를 보고 있는 모습. |정원식 기자
200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된 인터넷 초기의 모습이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제공에 주력했고, 2005년 미국 선거에서 기폭제가 된 유튜브가 텍스트를 넘어선 동영상의 효과에 주목하게 만들었다면, 2006년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SNS는 이제 연결을 강조하고 있다.
SNS의 첫 번째 특징은 속보성이다. 트위터의 경우 초당 3000~4000개의 글이 올라오는데, 이와 같은 속보성은 SNS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많은 SNS 사용자가 기존 매스미디어를 통해 늦게 걸러지는 뉴스와 정보보다는 SNS를 통해 제공되는 신속한 정보에 주목하고 있다.
순식간에 시·공간 초월 전파
속보성은 정보유통을 빠르게 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익한 속성이지만, 잘못된 정보의 유통도 그만큼 빠를 수 있다는 점은 많은 비관론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SNS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대한 정정까지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루머의 확산보다는 속보성이 더 좋은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연결성이다. SNS라는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IT(정보통신)의 확산이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세계의 연결에 있다. 정보와 사람이 실시간으로 지속적으로 약한 유대를 유지하면서도 관계망을 확장한다는 것은 과거의 홈페이지 서비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더구나 이렇게 연결된 세계가 6단계만 거치면 아는 사람들로 연결된 작은 세계가 된다는 점은 SNS의 또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촘촘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세상에서 신뢰와 좋은 평판을 얻은 정보와 사람이라면, 순식간에 시·공간을 초월하여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 SNS의 다른 위력이 있다.
세 번째 특징은 개방성이다. 참여·공유·개방을 표방하는 웹 2.0서비스에서 시작된 개방성이라는 속성은 비로소 SNS 서비스에서 완성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비스 제작에서의 코드를 공개하여 수많은 응용서비스로 확산하는 방식이나, 개별 SNS의 내용이 다른 SNS로 연결되는 것은 개방성이라는 철학이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글로벌 SNS의 이러한 개방성에 비해 흔히 국내 SNS의 낮은 수준의 개방성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온라인 공간이 오프라인의 실제생활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은 기술, 사람과 서비스의 개방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SNS 서비스 트위터는 140자의 단문으로 네트워크 상에서 연결된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의 일종이다. 블로그의 일반적인 포스팅에 비해, 140자라는 글자수의 제한은 이미 규모면에서 충분히 마이크로 하다. 그러면서도 140자라는 규모는 그것이 모바일의 문자 메시지 제한규모와 같다는 점에서 휴대전화와의 긴밀한 관계를 드러낸다.
PC에서 웹을 통해서도 트위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은 이동중에 매우 사소한 이야기를 소통하는 장으로 트위터를 활용한다.
또한 스몰 토크가 큰 사건을 만들어내는 사례는 매우 많다. 트위터는 헌혈증서를 모으고, 매스미디어보다 빠르게 천재지변과 사고 소식을 전하며, 순식간에 지식기부운동을 만들어낸다.
페이스북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작되었으나 2006년부터는 일반인에게 개방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인도네시아, 영국 순이며, 미국의 경우 인구의 절반인 약 1억5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78만명으로 전세계 사용자 순위 29위이다. 일상적인 정보 공유와 인맥의 교류 외에 교육, 정치참여, 정부 서비스, 채용 등의 분야에서 페이스북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활용은 사용자 수의 증가만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새로운 소셜 커머스의 장으로서 페이스북을 활용한 새로운 이윤 창출 전략을 기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세계 사용자 순위 29위
SNS의 연결성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여 일종의 프로파일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에 대단히 위협적이다. 이는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범죄자에겐 용이한 범죄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휴대전화와 연동됨으로써 더욱더 빨라지고 있는 SNS의 실시간 속보성은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때로 위협하기도 한다. 언제나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발신할 수 있는 SNS가 기존 언론과 방송의 자리를 대체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뉴욕타임스나 BBC와 같은 기존의 매스미디어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SNS와 연동하거나 IT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변화한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전달의 기회는 이제 모든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SNS의 확산은 단순한 인터넷 관련 시장만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에서 SNS는 새로운 이윤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수의 사용자는 다수의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연결성을 활용한 소셜 커머스의 확대는 이윤의 극대화 및 시장체계 속에서 소비자의 권한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정치적 측면에서 SNS 사용자는 유권자로서 더욱 적극적인 선거운동과 집단행동을 전개할 수 있다. 물론 공급자로서 정치인과 정당, 정부도 정책수렴과 정책홍보를 강화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SNS를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SNS는 개방과 공유를 통해 다양한 문화 발전의 계기를 제공한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레식(Lessig) 교수가 지적하듯이 “자유가 그 모든 유행처럼 지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SNS를 규제의 대상으로 제한하려는 성급함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을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 될 것이다.
조희정 문화방송통신팀 입법조사관<정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