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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후보지 ‘정치적 논리’ 배제해야

입력 2011.02.24 10:54

동남권신공항 추진

지자체 문제 아닌 국가적 문제… 객관적 기준 따라 정확한 예측 중요

<주간경향>·국회 입법조사처 공동기획

부산의 관문공항인 김해국제공항의 시설용량이 2025~2030년 사이에 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 및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관련 지방자체단체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하남읍이 최적 후보지로 알려진 상황이며, 3월 입지평가에 따라 최종 후보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과 밀양을 지지하는 경남·대구·경북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2007년 10월 착공 5년 만에 문을 열었던 김해공항 국제선 신 여객청사. 부산의 관문공항인 김해국제공항의 시설용량이 2025~2030년 사이에 포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선정을 둘러싸고 지자체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10월 착공 5년 만에 문을 열었던 김해공항 국제선 신 여객청사. 부산의 관문공항인 김해국제공항의 시설용량이 2025~2030년 사이에 포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선정을 둘러싸고 지자체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해양부는 작년 12월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조사 용역(국토연구원 수행)’을 완료했고, 이를 통해 최종 2개 후보지로 가덕도와 밀양이 선정했다. 이와 함께 추가 대안으로 신공항 건설 대신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는 입지 결정의 권한을 가진 국토해양부 산하 ‘입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공항운영·경제·사회환경 등 3개 분과에서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에 대해 논의 중이며, 공청회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 의견수렴을 거쳐 평가지침을 확정하고, 올해 3월 입지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주요 쟁점사항으로는 ▲신공항의 입지 ▲신공항의 건설시기 ▲신공항의 규모 등이 있다. 이 중 어느 곳이 신공항 최적 후보지인가 하는 입지 선정이 가장 큰 쟁점으로, 이 문제는 정치적인 논리보다는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건설시기와 규모도 쟁점사항
일례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항계획지침서에는 공항 입지 선정 시 고려돼야 할 평가요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공항입지 선정 기준을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는 신공항의 대략적 위치(Airport Location)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항공운영, 인근 공항 유무, 기상조건, 지상접근성, 소음 및 환경성, 인근지역 개발계획, 확장성, 지형 및 지질, 공공지원 시설 유무 등 총 9가지 요소를 비교한다. 2단계는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후보지를 구체적으로 평가해 최종 선정하는 정밀입지선정(Site Selection)과 관련되며, 공항 운영환경, 사회 및 환경적 요소, 비용적 요소 등 3가지를 고려해 평가한다.

여기서 각 지자체가 주장하는 공항 최종입지별 장·단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덕도의 경우는 해상공항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지형물의 장애가 적으며, 부산신항만과 연계한 물류·여객 수요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경남 밀양 하남의 장점으로는 상대적으로 영남권의 중간지에 위치해 수요를 집결할 수 있다는 점, 모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반대로 각 후보지의 단점들도 제시되고 있다. 가덕도의 경우 현 김해공항과 공역이 중첩하는 점, 바다를 매립하는 데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그리고 영남권 하부에 위치함으로 인해 대구·경북권의 수요를 포함할 수 없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밀양의 단점으로는 최대 항공수요를 창출할 만한 배후도시가 없고, 소음에 영향을 받는 인구가 많아 대규모 민원이 예상되며, 산악지형으로 인해 많은 절토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소음과 환경면에서는 가덕도 입지가 우세하고 수요면에서는 밀양이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두 곳 모두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신 기존의 김해공항을 확장해 사용하는 대안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안은 기존에 문제로 제기됐던 인근 산악지형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를 활주로의 방향을 바꿔 해결하고, 군관련 시설을 공항부지 내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슈와 논점]최적 후보지 ‘정치적 논리’ 배제해야

신공항 건설에 대한 두 번째 쟁점은 신공항 건설의 개발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 발표된 수요예측에 따르면, 김해국제공항은 2025~2030년 사이에 그 시설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관련 지자체에서는 이보다 이른 시기에 개항할 수 있도록 신공항의 조속한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외 공항개발 소요기간을 살펴보면 국내 인천국제공항 및 양양공항의 경우 공항개발 타당성 검토에서부터 개항까지 소요된 기간이 12년에서 16년이었다. 일본 간사이공항의 경우 계획 발표부터 개항까지 약 13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신공항의 개발 시기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주장보다는 향후 항공수요와 공항개발 소요기간을 고려하여 건설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신공항 건설에 대한 또 다른 쟁점사항은 신공항의 비전을 현재 김해공항을 대체하는 성격의 거점공항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그보다 위계가 한 단계 위인 허브(hub)공항으로 볼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거점공항인가, 허브공항인가
현재 김해국제공항은 국토해양부가 설정한 공항 위계상 거점공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관련 지자체는 신공항의 비전으로 ‘동북아 제2허브공항’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국제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의 충분한 위상을 다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동남권의 국제선 수요와 부산신항만을 연계한 물동량만으로 신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렇게 신공항의 위계와 규모는 향후 인천국제공항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국제공항인 호남권의 무안국제공항, 강원권의 양양공항, 충청권의 청주국제공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신공항 관련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공항의 입지선정 및 적정개발 시기에 대하여는 정치적인 논리보다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정확한 수요예측 및 건설비용, 순수 건설 소요기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공항의 위계와 규모는 처음부터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것보다는 국가 항공정책의 방향을 고려한 장래 항공수요 예측에 따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신공항이 건설된 후 기존공항 운영측면에 대해서도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김송주 국토해양팀 입법조사관<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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