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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간의 성보호 문제

입력 2010.12.22 17:38

합의 성관계에 대한 처벌규정 필요

보호대상에 남자 포함시키고 보호연령도 상향해야

외국에서나 발생하는 사건인 것처럼 보이던 교사와 학생 사이의 성관계문제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즉 서울에서 30대 여교사가 제자인 15세 남학생과, 경북에서는 25세 남교사가 15세 여학생과 상호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교사와 학생 사이의 성관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최근 교사와 학생 사이의 성관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학교 또는 학원 등에서의 양육·훈육·교육 등은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교사가 이러한 신뢰관계를 악용한다면 강제적인 성관계뿐만 아니라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인한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성범죄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는 ‘형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범죄처벌법)‘, 그리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동·청소년성보호법)‘ 등에서 마련하고 있지만, 13세 이상의 학생과 교사가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는 경우에는 현행법상 처벌할 수 없다.

현행법상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성인에 대한 성범죄와는 달리 미성년자의 경우 방해 없는 성적 발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성관계에 있어서 설령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 동의능력을 부정하여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앞의 사례들은 우리 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서 현행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형법’에서는 제305조에 13세 미만의 여자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자를 미성년자와의 합의 여부를 불문하고 강간죄로 의제하여 처벌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규정하고 있다. 본조는 행위방법으로 폭행 또는 협박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러나 13세 미만인 여자만을 그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13세 이상의 미성년자 또는 13세 미만의 남자와 성관계를 한 자를 처벌할 수 없다.

어린 학생과 교사의 합의 성관계 충격
그리고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여자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사는 업무에 의하여 학생을 보호·감독하는 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의 적용대상이 되지만,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행위방법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는 이 규정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범죄에 대한 특별법으로 이해되는 ‘성폭력범죄처벌법’ 또한 13세 미만의 여자인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나, 폭행 또는 협박(동법 제7조 제1항)과 위계 또는 위력(동법 제7조 제5항)이라는 행위방법이 필요하며, 그리고 19세 미만의 여자인 미성년자와의 간음행위를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도 그 행위방법으로 폭행 또는 협박(동법 제7조 제1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법률규정으로도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처벌할 수가 없다.

독일 ‘형법’은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아동이라 부르고, 이러한 아동과 성관계를 갖거나 아동과의 성관계를 제3자에게 알선한 자는 6개월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독일 ‘형법’ 제176조). 특히 이러한 범죄가 ▲아동에 대한 성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후 5년 이내(교도소 수감기간 제외)에 다시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자 ▲18세 이상의 자 ▲집단적으로 범한 자 또는 ▲행위시 아동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야기한 자에 의하여 범하여지는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자유형으로 가중처벌한다(독일 ‘형법’ 제176조의 a). 또한 양육·훈육·교육 또는 업무·고용의 관계에 놓여 있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보호·감독자는 3개월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한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로망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로망스>.

미국의 경우에는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있는데, 즉 12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거나 또는 12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폭행·협박 또는 무의식·약물중독 등을 이용하여 간음하는 경우에는 30년의 징역형으로 처벌된다(미국 ‘형법 및 형사소송법’ 제2241조 제c항). 단, 12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자는 15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있다(미국 ‘형법 및 형사소송법’ 제2243조 제a항). 미국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에 관한 규정의 특징은 행위자가 범행 당시 피해자인 미성년자의 나이가 구성요건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고의가 검사의 입증 없이도 의제된다는 것이다(미국 ‘형법 및 형사소송법’ 제2241조 제d항, 제2243조 제d항).

우리의 문화적 전통을 고려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는 스승과 제자라는 전통적인 신뢰관계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데, 비록 합의에 의하더라도 교사가 학생과 성관계를 한다는 것은 사회적 신뢰관계를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나아가 미성년자의 자유로운 성적 발전을 보호하기 위하여는 법적 장치를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현행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규정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미성년 피해자 친고죄 규정 없애야
첫째, 성범죄의 보호대상에 남자 또한 포함시켜야 한다. 현행 우리 성범죄체계에서는 간음행위의 대상은 부녀자, 즉 여자로만 한정하고 있는데 앞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남학생 또한 얼마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둘째, 그 보호연령 또한 상향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경우 보통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그 보호대상임에 비하여 우리의 경우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만이 그 보호대상이다. 하지만 앞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문제가 된 교사와 학생 사이의 성관계가 주로 중학생이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연령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률적으로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규정하는 것보다는 연령과 신뢰관계를 기준으로 한 단계별 규정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어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중학교 1학년생)는 무조건적인 보호, 14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중학교 2·3학년생)는 신뢰관계에 기초한 교사의 지위를 이용한 성관계라는 입증없이 그러한 신뢰관계에 있는 자와의 성관계로부터의 보호, 16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고등학생)는 신뢰관계에 의한 지위를 이용한 성관계라는 입증을 통한 그러한 신뢰관계에 있는 자와의 성관계로부터의 보호 등이다.

셋째, 간음·추행행위 이외에 최근의 성범죄에서는 소위 유사성행위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유사성행위는 간음행위의 전단계를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사성행위를 별도의 실행행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성범죄는 대부분 피해자의 인격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성범죄를 여성의 정조 상실이 아닌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로 파악하고 있는 점, 성범죄의 경우 신고율이 매우 낮고 그로 인하여 암수범죄(暗數犯罪)가 타 범죄에 비하여 많다는 점,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를 통한 고소 취하를 위하여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행위자에게 공개되고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친고죄의 본래의 취지를 더 이상 살릴 수 없으며, 또한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피해아동이 평소와는 다른 행동으로 인하여 학교나 상담소 등에서 면담 등을 통해 그 피해사실을 부모가 아닌 제3자가 처음으로 알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에는 친고죄 규정을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석림 법제사법팀 팀장<변호사>·이재일 입법조사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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