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층 로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다. 목을 길게 빼고 무언가를 기다리다가 이내 귀를 쫑긋 세운다. 곧이어 막내작가의 “줄을 서시오”라는 한마디에 수십 명이 우르르 몰려든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는 라디오 <2시탈출 컬투쇼>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다. 컬투쇼는 SBS 파워FM 107.7㎒로 듣는 것도 모자라 ‘보고 또 보고’를 선택했다. 청취자들은 SBS 지하 1층에 위치한 컬투쇼 전용 ‘락(樂)’ 스튜디오에서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보는 라디오’로 생방송 TV의 재미와 라디오의 매력에 동시에 빠져든다. 컬투쇼는 TV와 라디오 결합으로 들으면서 한 번 웃고, 보면서 더 크게 웃는 ‘일타쌍피’ 전략으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이른바 ‘천상천하 컬투독존’ 시대를 열고 있다. 2006년에 시작해 5년째를 맞은 라디오 컬투쇼는 생생 라이브 TV쇼로 진화해 SBS ETV에서도 매일 오후 9시에 방송되면서 올해 방송가의 최고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다.
라디오는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보는 라디오’로 진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념해 가수 김흥국은 코털 삭발식(위), 방송인 최화정은 비키니만 입고 라디오를 진행하는 모습을 인터넷 생중계로 각각 청취자에게 공개했다.
지난 2002년 <박철의 두시탈출>에서 ‘다이어트’ 코너를 신설해 생방송 스튜디오 안에 운동기구를 설치한 뒤 박철이 직접 달리기를 하며 방송하는 모습을 실시간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여 주기 시작한 이래 ‘보는 라디오’는 신라디오 시대의 주역으로 진화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 <최화정의 파워타임> 진행자 최화정은 비키니를 입었고 홍진경은 한복과 족두리, 박소현은 발레복을 각각 입고 16강 기념 축하 방송을 했다. 모두 ‘보는 라디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는 라디오’는 TV와 달리 연예인의 화장기 없는 민낯 공개가 자주 나온다. 처음에는 보는 청취자나 출연하는 연예인 모두 화장기 없이 민 얼굴로 화면에 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보는 라디오’를 통한 연예인의 민낯 공개가 하나의 자연스러움으로 정착되고 풋풋한 재미로 화제가 돼 진솔한 모습을 보여 준다는 측면에서 청취자들의 ‘면죄부’를 받고 있다.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한은 라디오를 “팩트와 감성을 동시에 전달하는 핫 미디어”라고 정의했다. TV는 쿨 미디어로서 직관적이며 감성적으로 관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정보의 전달량이 많다. ‘보는 라디오’는 수용자의 참여 의지가 부족한 핫 미디어와 정보의 양이 불분명해 여러 감각의 활용을 끌어내 수용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쿨 미디어가 때론 뜨겁게, 때론 시원하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 이와 같이 ‘보는 라디오’는 핫하고 쿨한 미디어의 찰떡 궁합으로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나아가 이제는 트위터를 통한 ‘보는 라디오’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하니 과연 ‘보는 라디오’의 미래는 어디까지인지 기대된다. 무엇을 라디오로 상상하든 그 이상을 듣고 보고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의 궁금한 이야기들이 지금 ‘보는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울려 퍼진다. 지금은 핫하고 쿨한 ‘보는 라디오’시대다.
<이호석 PD|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