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콩 - ‘밭에서 나는 쇠고기’ 자급률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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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콩 - ‘밭에서 나는 쇠고기’ 자급률 높여야

입력 2009.02.17 00:00

우리 농산물의 재발견

콩밥 먹다.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갔을 때 하는 말이다. 하지만 교도소에선 콩밥을 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쌀과 보리를 8 대 2로 섞은 밥과 국(된장국, 콩나물국, 미역국 등)에 김치, 깍두기, 생선, 돈가스 등 한국영양학회의 영양섭취 기준에 따라 작성한 식단을 제공한다. 또 별도로 사 먹을 수 있다. 1986년까지 쌀과 콩·잡곡이 3 대 2 대 5로 섞인 콩밥(적게 들었어도 알이 굵기 때문에 밥을 해놓으면 콩밖에 안 보인다. 그래서 ‘콩밥’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을 줬다. 지금은 교도소 처우도 나아져 쌀과 보리를 섞은 혼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왜 교도소에서는 콩밥을 주었을까. 나라 살림이 그리 좋지 못할 때인데다 형편상 교도소에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제공할 수 없었다. 극히 제한된 공간에 수감된 사람들의 체력을 유지하려면 콩밥이 최상의 해결책이었을 것이다.

콜레스테롤 함량 감소 작용
그러다가 출소를 하면 역시 콩으로 만든 하얀 두부를 먹는다. 다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만의 풍습이다. 어느 교정(矯正)학자는 그 유례에 대해 “일제강점기에는 교도소에서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출소하는 사람들이 거의 영양실조 상태였다고 한다. 굶주린 출소자들이 너무 급히 먹는 바람에 급체로 사망하는 사례까지 있어 영양가가 우수하고 고단백에 부드럽고 체할 염려도 없으며 무엇보다 값싼 두부를 먹였다”고 말했다. 또 죄값을 치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두부처럼 하얀(깨끗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부를 건넸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부처럼 하얗게 살라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란 뜻으로 먹는 겁니다.” “너나 잘 하라”는 금자씨에게 ‘친절하게’ 두부를 내밀었던 전도사가 생각날 것이다.

콩은 쌀과 밀, 보리 등과 달리 콩알 자체가 떡잎과 뿌리 등을 이미 형성하고 있는 하나의 식물체다. 영양성분도 사뭇 다르다. 콩에는 단백질이 40%, 지질이 20%나 들어 있는데 전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탄수화물이 30% 정도 들어 있기는 한데 섬유소가 20%, 가용성 당은 10% 정도 차지한다. 화학성분으로 볼 때 곡식이라기보다 육류에 더 가깝다. 콩은 또 거의 모든 종류의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티아민과 리보플라빈, 니코틴산 등 비타민 B군 함량이 매우 높다. 콩나물과 풋콩에는 비타민 C가 제법 많고, 칼슘과 인, 철, 칼륨 등 무기성분은 쇠고기보다 훨씬 많다. 공연히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하는 게 아니다. 콩에 함유된 기름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혈액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오래됐고, 최근에는 콩의 단백질도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몸에 과다하게 축적되기 쉬운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키는 독특한 작용을 하는 것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콩 생산대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마다 100만~150만t을 수입하는 식량자급률 하락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나라는 도저히 자급할 수 없으니 수입에 더 의존해야 하고, GMO 콩도 상관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는 쌀도 자급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된다. 1960~1980년대 각고의 노력 끝에 쌀을 자급하게 된 것은 강력한 정책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곡물값 폭등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아이티 등에선 폭동이 일어났지만 다행히 우리가 멀쩡했던 것은 그나마 쌀이라도 자급했기 때문이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