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인사이드
“빌어먹을 강부자 정부 대국민 임상 실험 프로젝트, 땅불리스 돈불리제.”
목도리를 매고 검은 선그라스를 쓴 이명박 대통령 피규어(인형). 부속품으로는 삽 한 자루와 십자가,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박스가 들어 있다. 나비넥타이를 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피규어도 있다. 역시 십자가와 미국 달러화 묶음, 그리고 ‘서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DVD가 부록으로 제시되었다. 이 피규어에 붙은 제목은 ‘오럴헤저드 Man’s’다. ‘주식, 펀드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분들에게 ‘방법용’으로 추천하는 출시 예정 신상 모델’이라는 부가 설명이 붙어 있다. 가격은 5000달러인데 네고(가격 협상)가 가능하다. 특이한 점은 이 피규어는 달러로만 살 수 있고 강남지역에서만 직거래한다. 셋째 모델의 출시명은 ‘국민사냥꾼 Maniac Cop’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는 피규어인데, 같이 제공하는 부속품으론 경찰진압봉(Truncheon), 소화기, 권총 그리고 개껌이다. 5만 원에 판매하며, 전·의경에게는 50% 할인하고, 정부 공인 우익단체에는 30% 할인하는 특전이 있다. 게다가 구입자 전원에게 ‘명박산성 피규어’ 할인 쿠폰까지 준다.
이명박 대통령 피규어 이미지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여름,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게시물의 작성자는 “몇 달 전 판매했지만, 구매자들이 열 받아 쓰레기통에 버려 지금은 ‘레어아이템’(구하기 어려운 희귀 상품이란 뜻) 중고”라고 설명을 달았다.
이 피규어 상품 이미지는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얼핏 보면 정말 판매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하지만 진짜로 판매하는 피규어는 아니다. 조지 로메로의 클래식 호러영화 <시체들의 새벽> 액션 피규어 이미지를 변형해 만든 패러디물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원래의 상품명은 ‘Cult Classics Flyboy Zombie’다. 면밀히 살펴보면 맨 처음 만들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와 이 원래 액션 피규어의 자세가 흡사하다. ‘선글라스를 낀 이명박 대통령’ 이미지는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에서 보도한 ‘가을을 만끽하는 이명박 후보’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패러디 게시물을 만든 이는 ‘홀로 자’라는 누리꾼이다. 이 누리꾼은 2004년에도 ‘을용타’(머리를 감싸쥐고 누워 있는 중국 선수를 마치 한 대 때릴 기세로 축구 선수 이을용이 내려다보는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합성 패러디물)로 유명했던, 말하자면 ‘이쪽 바닥의 고수’다. 응달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진짜 갖고 싶다. 피규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구매욕을 느끼게 하다니…”라고 말했다. 진짜 피규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8서울인형전시회’에 출품된 이명박 대통령 인형이 관람객들에게서 많은 관심을 모은 모양이다. 어쨌든 원래의 ‘땅불리스 돈불리제’ 이야기로 돌아가자. 원성은 높다. ‘욕구라’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사서 박스 뜯자마자 박살낼 듯”이라고 말했다. 새해에는 저 세 분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