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우리 농산물의 재발견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송이버섯을 고르고 있다. <김문석 기자>
버섯은 딱 박쥐 같은 녀석이다. 쥐와 한가지로 생겨 들짐승으로 여기자니 버젓한 날개가 있다. 그렇다고 새라고 부르기엔 새끼를 낳아 난감하다. 도대체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를 것이 박쥐다. 버섯도 이것이 식물인지 동물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따지자면 버섯은 진균류(眞菌類 fungi, 그냥 균류라고도 한다)에 속한다. 예전에 흔히 곰팡이라고 부르던 것으로, 버섯 외에도 빵과 술을 만드는 효모(이스트)와 무좀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무좀은 ‘발이 돋아난 버섯’ 정도로 여기면 딱 맞다. ‘균’자 자체가 ‘버섯’이라는 뜻과 ‘곰팡이(菌)’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병원균이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 균은 세균(bacteria)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거에는 진균류가 움직이지 못하고, 세포벽이 있다고 해서 식물로 분류했으나 그러기에는 ‘동물성’이 너무 짙다. 다른 식물들은 세포벽이 셀룰로오스(이것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식이섬유다)로 이뤄져 있으나 진균류의 세포벽은 곤충이나 갑각류의 껍질 성분인 키틴질이 주성분이다.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도 못한다. 유전자도 동물에 더 가깝다고 한다.
이런 버섯을 가락시장 등 농산물 도매시장에선 채소동에서 경매한다. 동네 정육점이 아니라 마트의 채소 틈바구니에서 버섯을 찾을 수 있고, 트럭 야채장수도 버섯을 파는 것으로 보아 우리 인식에는 버섯이 식물인 게 분명하다. 절에서도 고기 대신 버섯을 이용해 맛을 내곤 한다.
팽이·양송이는 농산물, 송이·표고는 임산물
<이석우 기자>
게다가 느타리와 팽이·양송이 등은 농산물이고, 송이와 표고 등은 임산물이라고 한다.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이 구분돼 있다 보니 이런 ‘관할 구분’이 생겼다. 버섯사에서 재배하는 것은 농산물이고, 산에서 따는 것은 임산물이라는 것인데 원목 재배에서 톱밥 재배로 옮아가는 표고는 이제 임산물에서 농산물이 돼야 할 처지다. 버섯의 종류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아 정확한 가짓수는 아무도 모르지만 대략 150만 종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야생버섯이고, 먹는 버섯은 식용과 약용으로 나뉜다.
이처럼 정체도 불분명하고, 독에서 명약까지 성질이 아주 다양한 탓인지 버섯은 예로부터 하늘이 내리는, 마음이 있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대부분의 버섯은 수분이 90% 이상이고 나머지 10%는 단백질과 지방·당질·미네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칼로리가 거의 없는데다 고단백이어서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 무척 좋은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또 비타민 B2와 나이아신·프로비타민 D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 비타민 B2는 성장 촉진 작용을 하며 단백질과 당질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아신은 피부염을 예방한다. 그리고 프로비타민 D는 먹으면 체내에서 비타민 D로 변한다.
버섯을 자외선에 노출시켜도 비타민 D의 양이 증가한다. 비타민 D는 뼈의 조직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어서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아이들 뼈와 치아 발육을 돕는다. 미네랄 중에서는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륨은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이 몸 밖으로 배출하므로 고혈압 예방에 좋다. 인도 많이 들어 있는데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또 대부분 독특한 향과 질감이 있어 중독성을 지닌다. 가을철 버섯향 그득한 저녁상은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느끼는 호사 가운데 하나다.
윤덕한<농민신문 기자> dkn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