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가공용·사료용 등 쓰임새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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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가공용·사료용 등 쓰임새 다양

입력 2008.07.22 00:00

우리 농산물의 재발견

옥수수를 들어보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족.

옥수수를 들어보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족.

옥수수수염차가 인기다. 이뇨작용을 도와 다이어트 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티백·페트병·캔 등 제품도 다양하다. 특히 얼굴의 붓기를 빼 ‘V라인’으로 만들어준다는 한 제품은 2006년 7월 출시 이후 지난 5월까지 22개월 만에 무려 2억5000만 개나 팔렸다고 한다. 옥수수수염차는 예전부터 약차로 이용돼왔다. 깨끗이 씻어 말린 옥수수수염과 결명자·감국화 등을 넣고 끓인 차는 이뇨뿐 아니라 부종을 제거하거나 고혈압·심혈관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옥수수수염차’라기보다 그냥 ‘옥수수차’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추출원액 성분의 90% 이상이 옥수수고, 옥수수수염은 아주 적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성분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옥수수수염만으로는 구수한 맛을 낼 수 없어서라는 것이 제조 회사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옥수수수염차라고 부르며 이뇨작용과 V라인을 선전해대는가. 옥수수수염과 달리 옥수수는 한약재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대신 옥수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이다. 아프리카와 북한 등 굶주림에 시달리는 곳에 제일 먼저 옥수수 품종과 재배 기술을 전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우선 단위 면적당 생산량에서 다른 곡물을 압도한다. 10a(1000m2)에서 700~1000㎏까지 생산할 수 있어 400~500㎏ 정도인 벼나 밀보다 훨씬 많다. 알갱이와 이삭 한 개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또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재배할 수 있고, 재배방법이 비교적 단순하다. 또 소와 돼지 등 가축이 매우 좋아해 사료로서 가치도 높다. 전분과 전분당 원료로도 해마다 우리나라에서만 200만t 이상의 옥수수가 쓰인다. 이렇게 만든 전분당은 아이들이 주로 먹는 과자와 빵·음료·아이스크림 등에 들어간다.

가공용 품종 개발·단지조성 지원 필요

구운 옥수수

구운 옥수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옥수수값이 ‘무척 쌌다’는 점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는 밀의 절반값, 콩의 3분의 1값에 거래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하늘 높이 치솟는 곡물값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옥수수다. 올 들어 콩값은 0.5%가 내렸고, 밀은 2.4% 소폭 상승한 반면 옥수수는 29%로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여차하면 밀값을 제칠 기세다.

짐작하다시피 이 배후에는 바이오 연료라는 괴물이 도사리고 있다. 원유값이 폭등하자 전 세계 석유의 4분의 1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 미국이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의 하나로 바이오 에탄올과 바이오 디젤 개발에 나섰다. 밀과 콩을 심던 밭을 옥수수밭으로 바꿔버리고, 사람과 가축이 먹던 옥수수를 자동차에 먹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바이오 연료가 국제 식량값을 75%나 오르게 한 식량 위기의 주원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틈을 타서 국내 전분당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상대적으로 값이 싸지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유전자 변형(GM) 옥수수를 원료로 들여오고 있다. 당장은 미국산 쇠고기에 가려 있지만 어쩌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이슈다. 그러면서도 그 옥수수로 만든 전분당과 과자 등에 ‘GM 표시’는 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니 이런 똥배짱이 없다. 최소 30% 이상 자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적정 품종 개발과 단지 조성 등 지원책이 절실하다. ‘대학찰옥수수’라는 획기적인 품종 하나가 충북 괴산 등의 지역경제를 살리고, 중국산에 밀리던 식용 옥수수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듯이 가공용 옥수수도 그런 날을 기대한다.

윤덕한<농민신문 경제부 식품팀 기자> dkn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