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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 산책

입력 2007.12.25 00:00

우리 문화재에 깃든 작고 단아한 아름다움

[BOOK]한국의 美 산책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가깝게는 근처의 산과 강에서, 멀게는 쉽게 찾아 나서지 못하는 박물관이나 사찰 등에 보관돼 있는 문화재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한국의 미’를 언급하고 나름대로 그것을 규정한다. 최선호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는 한국의 미를 ‘작고 단아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한다. 미술작가로도 활동하는 최 교수는 30개월 동안 전국에 있는 사찰과 문화재를 탐방한 후 그곳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옮겨 펴낸 책 ‘한국의 美 산책’에서 자신이 왜 한국의 미를 그렇게 규정했는지 보여준다.

이 책에서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찰과 문화재, 특히 자연과 잘 어울린 건축 문화재와 유적지 30곳을 답사한다. 찾아간 곳과 관련된 인물과 역사적 사건 등을 대략 설명하고 그곳의 미적 가치를 미술작가로서 예술적 감성을 최대한 살려 설명한다.
경북 안동에 있는 병산서원은 ‘비어 있음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자연과 조화하며 단아하게 자리 잡고 있는 병산서원 전체 모습도 일품이지만 조선시대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여백미의 전형인 ㅁ자 마당이나 시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만대루도 천천히 음미해보면 깊은 맛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눈 내린 아침 찾아간 충남 서산에 있는 개심사는 자연과 한 몸이 된 듯 어울린다. 절 마당에는 채 녹지 않은 하얀 눈이 쌓여 있어 더욱 깨끗해 보인다. 최 교수가 한국의 미를 ‘작고 단아함’이라고 표현한 것은 개심사를 보고 난 후다. 개심사를 찾은 최 교수는 “건물이 들어서는 인문, 지리적 환경과 어울린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미감을 보여줄 수 있다. 작은 아름다움이 그것이다. 한국의 미는 작고 단아한 아름다움이다”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최 교수는 선비정신이 살아 있는 도산서당이나 선현의 고고한 인품이 스며 있는 추사고택 등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을 답사했다. 또 내소사, 선암사, 화암사 등 보기만 해도 저절로 감동을 주는 건축을 자랑하는 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종묘와 정조의 효심이 가득 차 있는 융건릉 등을 찾았다.

최 교수가 직접 찍은 사진을 담아 소개하는 곳들은 모두 역사적인 의의가 깃들어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고 있다. 또 이들 문화 유적은 절제돼 있으며 단정하고 단아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최 교수는 작고 단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이들 문화유적을 산책할 것을 권한다.

|최선호 글·사진쪾해냄쪾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