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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자원 선점하라” 스타워즈 부활

입력 2007.10.16 00:00

러시아 경제력 커져 미·러 경쟁 재점화… 중·일·인도도 국력 쏟아 부어

이달 4일로 인류가 우주로 발을 넓힌 지 꼭 50년이 되었다. 1957년 10월 4일 옛 소련이 쏘아올린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는 우주 탐험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세계 각국은 달에 인간을 보내고 우주정거장을 만들며 태양계 각 행성을 탐사하는 등 우주로 진출하는 데 각고의 노력과 희생을 쏟아부으며 ‘스타워즈’를 이어가고 있다.

냉전의 최전선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에 불을 붙인 데는 냉전의 힘이 컸다. 러시아어로 ‘여행의 동반자’라는 이름의 스푸트니크 1호가 무사히 궤도에 안착하자 전 세계는 경외감을 보냈다.

소련은 스푸트니크와 같은 해 최초로 우주로 나간 동물인 개 라이카와 1961년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 1963년 최초의 여성 우주인인 발렌티아 테레쉬코바 등을 연이어 배출, 여러 분야에서 ‘최초’ 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우주 개발의 선구자로 앞서나갔다.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 창시자 보리수 체르토크는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한 순간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소련의 우주개발 행보는 그만큼 독보적이어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도 큰 몫을 해냈다.

오는 10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출발할 나사의 우주비행사 페기 휘트슨.

오는 10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출발할 나사의 우주비행사 페기 휘트슨.

미국은 그때까지 군사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소련을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스푸트니크의 성공은 미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설계했던 시몬 사이먼(94)은 최근 AP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발레와 보드카만 유명하다고 생각했지, 그들의 기술이 우리를 앞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큰 충격에 빠진 미국은 서둘러 행동에 나섰고 1958년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했다. 그리고 1969년 인류 최초로 닐 암스트롱을 통해 달에 발자국을 남김으로써 체면을 세웠다.

이후 양측은 경쟁적으로 우주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소련은 ‘비너스호’를 보내 금성의 대기구조를 알아냈고, 1986년 최초의 유인 우주정거장 ‘미르’를 쏘아올렸다. 1998년에는 16개 나라와 연합,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건설하기도 했다.

미국은 ‘바이킹 1, 2호’로 화성, ‘파이어니아호’와 ‘보이저 1, 2호’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모습을 인류에 전했다. 1981년에는 최초 우주 왕복선인 컬럼비아호를 보내는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1986년 챌린저호의 공중폭발은 경쟁적 개발의 그림자를 뒤돌아보게 했고, 이후 탈냉전과 옛 소련의 붕괴는 우주 개발의 열기를 다소 식게 만들었다.

부활한 스타워즈 사그라지는 듯했던 미·러 사이 우주경쟁은 최근 러시아의 경제 부활로 재점화한 양상이다. 러시아는 내년 우주개발 예산으로 15억 달러를 책정했다. 10년 전에 비해 10배나 불어난 액수다. 러시아는 무게 1~10㎏의 초미니 위성·위성창법시스템 개발과 새로운 발사기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여행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러시아는 기존 상품보다 싸고 자주 우주선을 띄울 수 있는 ‘저궤도’ 우주관광 상품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스푸트니크 1호.

스푸트니크 1호.

반면 미국은 NASA 예산으로만 16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우주산업의 전통적 강자 자리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양측이 특히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격전지는 달이 될 전망이다.

NASA는 지난해 말 2020년부터 달에 기지를 건설하기 시작, 2024년에는 달에서 인간이 상주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까지 달에 발자취를 남긴 적이 없는 러시아는 2025년까지 우주인을 보내 달에 영구기지를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과거 우주를 둔 주도권 싸움이 미·러 양극 체제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아시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신흥 강국들이 우주에 관심을 높이며 국력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 이들은 단순히 기술력 과시뿐 아니라 우주 자원 확보라는 목표를 두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달 14일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가구야는 그동안 로켓 발사를 전담하던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대신 민간기업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로켓 H2A에 실려 발사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일본이 가구야 프로젝트에 쏟아 부은 돈은 320억 엔(약 2600억 원)에 이른다.

이미 200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린 바 있는 중국은 올해 안에 달 탐사선 ‘창어(嫦娥)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1년 동안 달 궤도를 돌며 각종 자료를 수집할 창어 1호에 중국이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14억 위안(약 1700억 원)이다.

중국은 창어 1호의 활동이 마무리되면 2012년과 2017년 무인 우주선을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은 또 2009년 러시아와 공동으로 화성을 탐사하고 2020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인도 역시 내년 상반기에 무게 525㎏인 달 탐사용 위성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8300만 달러(약 780억 원)를 투자해 개발한 찬드라얀 1호의 결과를 토대로 인도는 2020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는 또 2012년까지 화성 탐사선을 띄울 계획이다.

이 같은 야심찬 계획들은 1969년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킨 미국이 오는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세워놓은 것에 비해 더욱 앞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흥국들은 인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 국립과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해 배출하는 과학자 수는 7만 명 정도지만 중국은 25만 명, 인도는 20만 명을 배출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의 과학자 수가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AFP통신은 “아직까지 아시아 국가들의 성과는 대단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들이 미국이나 러시아를 제치고 우주개발 분야를 선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과학자들은 이대로라면 미국이 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부┃박지희 기자 viole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