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건물이 도시를 아름답게”
도우건축 서용주 대표는 요즘 사원들의 이력을 꼼꼼히 훑어본다. 영국왕립건축학교로 유학 보낼 직원을 뽑기 위해서다. 2년마다 유학을 보내는 일은 직원 35명의 설계회사에서 감당하기엔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그에게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직장은 비전을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젊은이가 비전이 없다면 그 회사나 사회는 더 이상 생명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를 보상해주고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데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 입사한 지 2년이 지나면 누구나 대상자가 되고 유학 후에 회사를 떠나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는 즐겁게 일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가진 자만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물을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용주 대표가 요즘 설계하는 건축물은 광주우체국청사다. 건축설계공모전에 당선한 프로젝트다. 수십 건의 공모전 당선 실적 중에는 공교롭게도 우체국청사 설계가 여덟 건이나 된다.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로 시작하는 유치환의 시 ‘행복’은 그에게 영감을 주었다. 우체국을 딱딱한 행정청사이기보다 시처럼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편지를 쓰고 그리운 것을 회상하며 쉴 수 있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 건축의 주제는 매력입니다. 이제는 건물도 매력을 갖고 도시도 아름다워져야 합니다. 바라만 봐도 매혹을 느끼고 삶의 영감과 활력을 주는 그런 건물을 설계할 것입니다.”
좋은 건물 하나가 들어서면 거리의 분위기가 바뀐다. 건축도 생활과 문화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서용주 대표의 주장이다.
수많은 건물이 있지만 진정 매력 있는 건축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꿈대로 비전을 가진 젊은 건축가들이 매혹적인 건물로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날이 일찍 오기를 바란다.
김천<자유기고가> mindtemp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