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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

입력 2007.05.08 00:00

“비리사학은 예외없이 족벌이사회”

[직격인터뷰]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

사학법 재개정 작업이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국회 교육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유기홍 의원은 4월 26일 정책의총에서 사학법 재개정 당론화 연기를 요청했다. 구체적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론화가 의미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사학법은 로스쿨법, 국민연금법과 연계되어 있다. 국정운영의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기 위해 4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 열린우리당은 아직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했는데.

“우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의안이 마련된 것이 아니다. 그런 상태에서 (국회 교육위에서) 표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편법이다. 한나라당 주장대로 표결을 하면 사립학교법 취지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는 당내 지적이 많다. 수적 우위의 한나라당 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영에 협조하자는 의견도 물론 있다. 어떻든 오늘 열린우리당 최고위에서 한나라당이 우리당 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쟁점은 결국 이사회 구성비율이 아닌가.

“그렇다. 개방이사제를 도입하는 취지는 사학비리 척결이다. 비리사학은 예외 없이 친구나 족벌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가 발견한 사학비리 사례 중에는 사망한 이사의 발언록도 있을 정도로 사학비리는 팽배해 있다. 코미디 같은 이야기다. 상장기업의 사외이사처럼 학부모·교사·동창회 등이 참여하는 대학평의회(대학)·학교운영회(초중고) 인사를 이사회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그 규모는 4분의 1이다. 그들이 참여하면 학교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개방이사제를 없애거나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는 안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학평의회나 학교운영위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사학 이사회의 최소 규모 7명이다. 4분의 1이면 2명 정도 된다. 그래서 우리가 ‘1+1’안을 제시했다. 두 명의 추천 몫 중 한 명을 반드시 이사회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사실상 한 명을 양보한 것이다. 한나라당 안은 개방이사제 도입에 동의는 했지만 사실상 재단이 추천한 이사를 임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 열린우리당은 다시 협상안을 냈는데.

“마지노선으로 생각한 것은 개방이사 추천위원회가 이사의 과반수는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당 원안은 개방이사추천위에 대학평의회 혹은 학교운영위 출신이 과반수는 되고 여기서 추천한 사람을 대학평의회 혹은 학교운영위에서 심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이마저도 협상과정에서 후퇴했다. 대학평의회와 학교운영위 승인하는 절차가 빠졌다. 또 신학대·승가대는 종단의 추천을 받아 추천위원의 과반수로 한다는 게 ‘김진표·전재희 합의안’이다. 이것을 한나라당이 의총에서 받지 않은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당에서도 사학법 개정후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 청와대에서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 유연한 태도를 주문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나도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 내용은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문의였다. 문 실장은 ‘보고를 받았는데 열린우리당 안이 후퇴되었다는 게 맞느냐’고 물어왔다. 알려진 것과 정반대의 뉘앙스였다.”

- 사학의 건학이념 실현은 학교당국과 재단의 몫이 아닌가.

“사립학교인데 자율성을 줘야 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사학재단의 비리실태가 만만치 않다. 국가에서 교원보수와 4대보험을 감당한다. 건물비 지원도 한다. 재단이 학교발전을 위해 쓰는 재단전입금이라는 게 있는데 한 푼도 안 내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교사채용시 뒷돈을 받는다. 그런 일을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전교조가 사학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교원의 75%가 전교조 교사여야 한다. 전교조 교사는 15%에 불과하다.”

- 사학법이 공교육 회생에 도움이 되나.

“직접적 연관은 없다. 학교 자치를 민주화·활성화해서 학교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것이 공교육 활성화되는 것이다. 학교비리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라는 얘기다.”

- 사학비리를 너무 일반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방이사를 두면 투명성 제고만이 아니라 학교 자치를 꽃피울 수 있다. 학교운영위나 대학평의회가 법제화됐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어찌 보면 학교 입장에서 불편한 일이 생긴 것이지만 국력낭비를 막을 수 있고 건강한 사학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60% 넘는 국민이 여전히 사학법 개정을 지지한다. 한나라당이 집권전략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보수층 결집을 위한 집권전략인가.

“사학법은 아이러니한 역사가 있다. 전두환 정권 때 사회정화 차원에서 이사장 친인척이 총장·이사 등을 맡지 못하도록 했다. 이 제도가 1980년부터 1989년까지 적용됐다. 1989년에 3당 합당한 뒤 당시 여당이 이를 풀었다. 17대 국회에 들어 민노당이 가세하면서 사학법 개정이 재론된 것이다. 그런 것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영남권에 족벌비리사학이 많은 것과 한나라당이 사학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 사학법과 로스쿨법, 국민연금법이 연계되어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한나라당은 중요 법안을 사학법과 연계시켰다. 연계되지 않은 법만 국회를 통과했다. 로스쿨법도 6월로 넘어갈 텐데, 각 대학의 투자액이 2000억 원이 넘는다. 6월 처리가 안 되면 2009년 학생 모집도 무산된다. 국민연금법도 마찬가지다. 차기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법 체제를 개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 임기중에 연금재정 파탄을 막기 위해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글·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