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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친구들

입력 2007.05.01 00:00

자연의 친구들

‘환경운동 25년’ 누가 이끌었나?

신동호 지음·도요새전· 2권·각 권 1만2000원

신동호 지음·도요새전· 2권·각 권 1만2000원

4월 22일은 1970년부터 시작된 ‘지구의 날’이다. 1970년 4월 22일의 자연보호캠페인은 30여 년이 흐른 지금, 전 세계가 지구환경에 관심을 쏟게 하는 시발점이 됐다. 전 세계 각 국가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에 우리나라도 빠질 수 없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오늘날 우리나라의 환경운동은 치열하고 조직적인 면에서 어디에도 뒤지지 않아 보인다. 성과 면에서도 남부끄럽지 않다. 넓게는 정부와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으며, 좁게는 집집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NIE연구소의 신동호 소장이 펴낸 ‘자연의 친구들’은 우리나라에서 환경운동이 태동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의 성과를 거두기까지 역사를 담은 책이다. 상봉동 진폐증 사건, 안면도 사태, 매향리 사건, 낙동강 페놀 사건 등 우리나라 환경운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건들의 내용과 진행과정, 성과 등을 담았다. 우리나라 환경운동사를 처음으로 정리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 책 끝에 환경운동 25년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보와 도표를 따로 실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책은 ‘기록’의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할 것이라고 짐작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원래 본지(뉴스메이커)에 1년여 간 연재한 ‘기사’를 수정, 보완하였다. 때론 미스터리 소설을, 때론 영화를, 때론 녹취록을 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변화무쌍한 색채와 빠른 장면전환이 돋보이며 여운을 남겨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환경’을 떠올리지 못하고 ‘공해’(공해문제연구소)로 인식했을 정도다. 그나마 경제성장이 최대 과제였던 시절, 살벌한 군사독재시절이었기에 환경운동가들이 마음대로 활동하지도 못했다.

사실 초창기 환경운동은 민주화운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최열 대표 또한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르는 와중에 환경운동을 생각해냈고 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폭력과 압력에 지하에서 활동하던 학생, 노동운동 세력들이 환경운동의 시작과 함께 서서히 지상으로 올라섰다. 감시와 통제에 혈안이 돼 있었던 권력기관 역시 환경운동가들의 활동을 ‘환경공해’를 물리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공해’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오늘날의 환경운동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환경문제를 일깨우는 데 헌신한 환경운동가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환경문제에서 선진국에 엄청 뒤떨어져 있을 것이다.

‘자연의 친구들’은 환경운동사이지만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등장인물이 670여 명에 이르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보다는 인물이 중심축을 이룬다. 저자는 “인물이 빠진 역사는 공허하다”며 “의도적으로 인물에 중점을 두어 썼다”고 밝힌다. 책 제목을 ‘자연의 친구들’이라고 정한 것,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환경운동가들을 발품을 팔아 일일이 대면한 것, 수없이 직접 인용하는 ‘증언’도 결국 인물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도와 일맥상통해 보인다.

저자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대부분 환경운동가는 본인들이 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간혹 제대로 못해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한다. 환경운동을 제대로 했다면 현재 환경이 좋아야 마땅한데 오히려 예전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환경이 악화한 까닭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환경파괴 요소가 나타났기 때문이지 환경운동가들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진지한 고민과 치열함이 없었다면 환경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악화했을 것입니다. 훼손된 것을 복원하는 일은 대단히 힘듭니다. 환경운동가들은 위대한 일을 했으며 지금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은 환경운동가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1993년 이후의 환경운동사도 계속 펴낼 예정이라고 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인터뷰 | ‘비잔티움 연대기’ 번역한 남경태씨

“동로마제국은 유럽의 방파제였죠”

[BOOK]자연의 친구들

동로마제국의 역사적 의의를 정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방대한 분량의 책 ‘비잔티움 연대기’가 번역, 출간됐다. 저자 존 노리치는 동로마사를 연구한 역사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로 이름나 있다.

이 책을 번역한 남경태씨는 “역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을 복원하고 ‘공백’으로 치부됐던 것을 채웠다는 데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남경태씨는 1997년 이 책의 축약본인 한 권짜리 ‘종횡무진 동로마사’를 번역한 바 있다. 축약본 역시 저자 스스로 펴낸 것을 번역한 것이지만 원래 이번에 번역, 소개한 책이 먼저였다. 남씨는 “축약본에 빠져 있던 권력암투, 황제를 둘러싼 자잘한 이야기 등 재미있는 역사가 자세히 나와 있다”며 “저자의 의도와 흥미진진한 서술을 최대한 살리려고 애썼다”고 말한다.

동로마제국이 ‘역사의 공백’으로 방치됐던 까닭은 에드워드 기번 등 서양의 주류 역사가들이 동로마제국을 유럽의 역사에서 배제했기 때문이다. 서양의 주류 역사가들은 유럽문명의 기원을 그리스에서 시작했다고 보았다. 동로마제국 사람들이 ‘로마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역사학자들은 순수 유럽의 ‘혈통’을 잇기 위해 동양의 기운과 색채가 강했던 동로마제국을 의도적으로 유럽 역사에서 제외시켰던 것. 제국 또한 ‘동로마’가 아닌 ‘비잔티움’으로 명명했다. 남씨는 “책을 읽다 보면 주류 역사가들의 역사관에 대한 저자의 반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저자는 주류 역사학자들의 주장에 일침을 가하고 대개 미술문화만 알려져 있던 동로마제국의 위상과 가치를 재정립했다”고 밝힌다.

[BOOK]자연의 친구들

동로마제국의 가장 큰 가치는 유럽을 이슬람세력으로부터 보호해준 방파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당시 서유럽은 보잘것없었고 이슬람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슬람세력이 서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한 길목에 동로마제국이 자라잡고 있었던 것이다. 엄밀히 말해 자국의 생존을 위한 방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동로마제국은 오늘날의 서유럽이 존재할 수 있게끔 한 셈이다. 남경태씨는 “저자가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유럽문화의 부흥을 가져온 르네상스도 동로마제국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한다.

남경태씨는 “기본적으로 역사서이지만 전혀 따분하지 않은 책”이라며 “100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틴 동로마제국의 면모를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존 노리치 지음·남경태 옮김·전 3권·8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