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강대국 잔치인가?
각 권 9500원
오늘날 전 세계적인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제적인 문제들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의 생존과 가장 가까이 있는 빈곤문제부터 환경, 과학, 세계화, 사상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이런 문제들은 왜 일어나고 어째서 하루도 빠짐없이 쟁점이 되고 있는가.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과연 해결책은 없는가.
출판사 ‘이후’가 이러한 점들을 짚은 책을 ‘아주 특별한 상식’이라는 시리즈로 출간했다. 해당 출판사의 자체 기획은 아니다. 영국에서 이미 2001년부터 출간하기 시작한 시리즈를 번역, 1차분으로 5권을 출간했다.
시리즈의 첫째 권에서는 세계화 문제를 다룬다. 전 지구적으로 발전과 번영, 풍요를 추구하는 세계화가 실상은 자본과 힘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잔치로 가고 있다.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구들-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등-의 주축이 부유한 강대국들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본의 세계화, 어떻게 헤쳐나갈까?’의 저자는 강대국들과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횡포를 낱낱이 밝혀낸다. 동남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어디서 초래했는지도 설명한다. 세계화를 부르짖는 강대국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개발도상국 국민의 삶의 질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그것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저자는 조목조목 말한다.
이와 관련된 책이 다섯째 권 ‘공정한 무역, 가능한 일인가?’일 것이다. 무역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익을 얻는 소수와 실제로 무역에 기여하고 있는 다수 생산자의 불평등한 관계에서 비롯한다. 저개발 국가의 농부들을 직접 취재한 저자는 그들의 현실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저자는 불공정한 무역의 폐해와 공정한 무역으로 얻을 수 있는 값진 결실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다. 답은 뻔하다. 저자는 불공정한 무역의 폐해와 차별을 없앨 방안을 모색한다.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는 저개발 국가의 빈곤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빈곤은 저개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유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의 아픔과 상대적 박탈감은 훨씬 더하다. 저자는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부유함이 아니라 충족과 안전이라고 역설한다.
기후 변화도 전 지구적으로 큰 문제다. 현재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구 곳곳에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사막이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질병들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가가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아직 미흡하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기후 변화, 지구의 미래에 희망은 있는가?’는 현재 지구온난화가 어느 정도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재앙을 몸서리치게 보여준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지구의 재앙은 결코 가상이 아니다.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저자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에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무엇보다 각 국가와 기업은 지속가능한 기술에 투자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시리즈의 강점은 아기자기한 구성이다. 때론 연구서를, 때론 신문기사를, 때론 사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서 다룬 문제들은 결코 어렵다거나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시리즈가 내세운 것처럼 ‘상식’이다. ‘남의 일’로 치부했다면 ‘상식’ 쪽으로 눈을 돌리기 바란다. 테러리즘, 이슬람, 민주주의 등의 주제로 2차분도 출간 예정이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대단히 먼 나라로 느껴진다. 실제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리상 거리는 느낌과 별개 문제다. 미국과 유럽이 가깝게 느껴지고 아프리카보다 더 먼 남미 국가들이 오히려 아프리카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아프리카가 멀게 느껴지는 까닭은 친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라고 고개를 젓지만 우리 마음속에 틀림없이 잠재해 있는 인종차별주의도 한몫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저 TV 화면을 통해 배고픔과 질병에 허덕이는 모습만 본 사람들로서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평생 불행하게 살다가 일찍 죽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들의 행복지수는 지구상에서 최고다. 비록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한 갈비뼈가 몽땅 드러나보여도, 다른 대륙 사람들에게 상업적으로 이용당해도 그들은 행복해한다.
후지와라 아키오의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과 일화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특파원으로 아프리카에서 5년간 지내면서 아프리카 사람들 곁에서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을 이 책에 담았다.
어떤 사람은 평생 열악한 환경에서 중노동에 시달려도 행복하다고 순박한 웃음을 짓는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들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서구인에게 오히려 그 사진을 가보로 남길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행복감은 무지에서 오는 게 아니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천성과 순박함에서 오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아프리카에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인들이 보내는 식량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식량을 받아 먹는 것, 받은 식량을 모두 먹고 난 후의 허탈감, 일해서 수확한 양보다 가만히 앉아서 받는 양이 더 많다는 데서 오는 무력감이 그들을 더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 도움을 주고 싶다면 식량보다는 비료를 달라고 호소한다.
행복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여주는 저자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바는 행복이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행복을 위해 태어났으므로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후지와라 아키오 지음 조양욱 옮김 예담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