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환자 수술 없이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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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환자 수술 없이 ‘완치’

입력 2006.10.31 00:00

강남베드로병원/추간판탈출증 전문

‘척추디스크감압치료’로 회복… 손상 크고 신경 마비된 환자는 수술 불가피

윤강준 원장이 디스크 환자에게 CTX3000 기기를 이용해 ‘척추디스크감압치료’ 를 하고 있다.

윤강준 원장이 디스크 환자에게 CTX3000 기기를 이용해 ‘척추디스크감압치료’ 를 하고 있다.

직장인 최성수씨(36)는 6개월 전 무거운 물건을 들다 허리가 삐끗했다. 파스를 붙이고 침도 맞았지만 허리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가중돼 자리에 앉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병원에 가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일단 병원에 가면 수술을 받으라고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허리 수술을 받은 후 고생하는 이를 목격하기도 했다. 최씨는 허리뿐 아니라 다리가 땅겨 걸음을 걷기조차 어려운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다.

최씨를 진단한 병원은 서울 양재역 부근에 위치한 강남베드로병원(02-554-3472, www.goodspine.org)이다. 요추(허리)와 경추부(목)의 인공디스크 치환술로 소문이 자자한 척추전문병원이다. 이 병원의 윤강준 원장은 최씨에게 추간판 탈출증, 즉 디스크라는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최씨의 우려와 달리 윤 원장은 2개월여 동안의 간단한 시술만으로 최씨의 디스크를 치료했다. 몸에 칼을 대지 않아 상처가 날 일도 없었다. 윤 원장이 최씨에게 한 시술은 최근 디스크 치료로 각광받고 임상 결과도 좋은 ‘척추디스크감압치료’다.

사람이 일생에 한 번 이상 앓는다는 요통. 그중 2~3%가 추간판 탈출증, 즉 디스크다. 국내 디스크 환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치료방법도 다양하다. 혹자는 수술을 받아야 좋아진다고 하고 더러는 수술보다 비수술적 방법이 최선이라며 환자에 다가선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디스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간 고민되는 게 아니다. 윤 원장은 “디스크 환자의 80%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허리 아프다고 다 디스크는 아냐”

“배가 아프다고 다 맹장염이 아니듯 허리가 아프다고 다 디스크는 아닙니다. 허리를 싸고 있는 근육의 문제로 허리가 아픈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물렁뼈(디스크)가 빠져나와 주위 신경을 누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오랫동안 좋지 않은 자세를 유지했거나 지나친 다이어트로 허리근력이 약해진 사람이 갑자기 무거운 짐을 들다가 디스크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크는 물렁뼈가 얼마나 튀어 나왔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다릅니다. 전체 디스크 환자의 80%는 약물이나 재활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20% 중에서도 수술적 요법은 물렁뼈가 아주 많이 튀어나와 신경이 마비된 환자에게만 필요합니다.”

윤 원장이 최씨에게 시술한 ‘척추디스크감압치료’는 척추 디스크의 압력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디스크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중력의 반대 방향에서 자기 몸의 무게 중력을 이용, 척추의 뼈와 뼈 사이를 늘려주는 것이 이 치료의 핵심. 윤 원장은 “이 치료는 허리 아픈 사람이 달에 가면 중력이 6분의 1로 줄어 요통이 없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라며 “CTX3000이라는 이름의 기계를 이용해 뼈와 뼈 사이를 늘리면 빠져 나온 물렁뼈가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빠져 나왔던 물렁뼈가 제자리를 찾으면 정상을 찾은 척추에 수분과 혈액, 영양소 등이 원활하게 소통돼 손상된 디스크의 회복을 돕는다. 자연스럽게 디스크에 눌렸던 신경이 풀리면서 허리 및 다리의 통증도 사라진다. CTX3000 기기를 이용한 척추디스크감압 치료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 번씩 10~20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한 번 치료할 때마다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다. 윤 원장은 “척추디스크감압치료는 퇴행성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좌골 신경통, 척추 측만증, 급성 및 만성 허리 통증 등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재활운동만 제대로 해도 재발 줄어

디스크 환자는 재활운동이 중요하다. 사진은 강남 베드로병원 내 재활운동실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는 디스크 환자.

디스크 환자는 재활운동이 중요하다. 사진은 강남 베드로병원 내 재활운동실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는 디스크 환자.

척추디스크감압술은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마취나 절개, 출혈 및 그로 인한 각종 후유증에서도 자유롭다. 또 치료 과정에 반복적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근육이 강화되어 디스크 관련 질환의 위험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치료에 드는 전체 비용도 70만 원 수준이어서 경제적이다.

하지만 디스크의 손상이 크고 신경이 마비될 정도로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을 피하기 어렵다. 이때는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한 첨단 수술법인 레이저 병용 신경 내시경 디스크 수핵 절제술이나 인공디스크치환술 등이 효과적이다. 레이저 병용 신경 내시경수술은 말 그대로 내시경 디스크 수핵 절제술과 레이저 디스크 감압술을 병용하는 방법이다. 또 인공디스크치환술은 병든 디스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방법이다. 윤 원장은 “레이저 병용 신경 내시경수술은 주로 허리통증보다 다리 통증이나 저림증이 더 심한 환자에 적용된다”며 “수술 시간과 회복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짧고, 상처가 거의 없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인공디스크 삽입술은 복강경을 이용한 시술법으로 역시 국소마취만으로 수술할 수 있으며 보조기 착용 없이 4~5일 입원해야 한다. 시술 일주일 후부터 정상적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디스크 재발을 방지하려면 꾸준한 허리강화 운동이 중요하다. 윤 원장은 “허리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재활 운동만 제대로 하면 90% 이상 재발이 없다는 게 척추 전문의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강한 허리를 만드는 생활 운동법

걷기 수술 전후 통증으로 인해 약해진 하체 및 허리근력을 강화하는데 가장 좋은 운동방법 중 하나. 오래 걷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므로 조금씩 자주 걷도록 하고, 걸을 때는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하는 것이 중요.

물속 걷기 걷기 운동의 다른 형태지만 훨씬 안전하고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속에서는 움직이는 속도로 강약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능력에 맞는 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수술 후 3주 이상 경과 후 가능)

수영 물속 걷기와 마찬가지로 균형능력을 키워주는 운동. 하지만 수영을 전혀 못해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사람은 피한다.

등산 가장 일반적인 운동 중에 하나지만 위험부담이 큰 운동이기도 하다. 등산을 할 때는 주 3회 정도 비교적 쉬운 코스를 오르는 것이 좋으며, 왕복 1시간 이내로 한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오르며,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만 운동을 하도록 한다.

그 밖의 주의 사항 허리에 회전과 충격을 주는 운동들 골프, 볼링, 테니스, 배드민턴, 줄넘기, 달리기 등은 위험하므로 재활 운동 후 몸을 정상으로 만든 다음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통증의 원인을 제거한 것이므로 약해진 근력이나 나빠진 자세가 바로 좋아지게 만들 수는 없다. 환자 스스로의 노력으로 근력과 자세를 바로 잡아야 수술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재발하지 않을 수 있으니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윤강준 원장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미국 월체 척추연구소
미국 예일대학교 신경외과 교환교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글/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