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빙과류 유통기한 ‘아리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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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빙과류 유통기한 ‘아리송해’

입력 2006.08.08 00:00

현행법상 제조일자 미표기로 소비자들 품질에 의구심

연간 1조5000억 원에 규모에 달하는 국내 빙과시장이 갈수록 팽창하고 있다.

연간 1조5000억 원에 규모에 달하는 국내 빙과시장이 갈수록 팽창하고 있다.

주부 정모씨(36)는 최근 겪은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찜찜하다. 두 자녀의 배탈·복통으로 중요한 행사를 망친 것은 둘째 치더라도 전문의가 진단한 배탈의 원인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의는 “잘못된 식사 습관과 찬 음식을 먹어서”라고 진단했지만 그녀는 ‘변질된 빙과’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배탈 직전 꺼림칙한 상태의 빙과를 아이들에게 먹인 게 원인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다.

정씨는 “제품 형태가 다소 변형이 되어 있었지만 시중가의 절반인 데다, 유명 냉동제품에 문제가 있을까 싶어 구입했다”면서 “그동안 아이들이 빙과류를 워낙 좋아해 즐겨 먹였지만 이번과 같은 경우는 없었다”며 의아해 했다. 그는 “결코 찬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배탈이 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이런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구입 제품에 유통기한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 제조됐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정씨는 자신의 눈이 의심스러워 직접 슈퍼마켓에 들러 모든 제품을 일일이 체크했지만 제조일자가 표기된 제품은 일부 수입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분쟁소지 많아 9월부터 표기 의무화

현행법상 빙과류는 제조일자를 의무적으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유통기한을 표기하지 않는 것은 빙과류가 영하 18도 이하 냉동상태로 유통되는 데다 변질 위험이 적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 빙과류와 식용얼음에 대해 유통기한 표기를 생략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현재 빙과는 음용수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혼합해 냉동한 빙과류와 우유 등 유제품을 포함한 아이스크림으로 크게 구분된다. 빙과류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약청에서 관장하고 아이스크림류는 축산물가공처리법에 따라 농림부가 관리한다.

한편 식품전문가들은 제조업체의 유통기한 표시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식품전문가는 “유통기한이 문제가 아니고 제품의 보관과 유통과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제조일자 강제 도입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유통기한을 정하고 잘 지켜도 유통과정에서 변형 등 문제가 생기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즉 제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제조업체는 “유통 등 관리만 잘하면 (제품이)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은 “그동안 국내 유명 빙과 업체들조차 소비자와 분쟁 소지가 많은 빙과류에 유통기한 표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관련기관이 9월부터 제조일자 표기 등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권고사항으로 제조업체의 자율에 맡겼지만 소비자의 요구가 끊이지 않아 이를 강제하기로 한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는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유통하면 인체에 무해하다”면서 “다만 소비자단체들의 요청으로 지난해 법안을 개정, 오는 9월7일부터 빙과류에 한해 (대량 유통용) 포장 박스에 제조년월 표기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