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폭증했지만 높은 이용수수료는 제자리… “손쉬운 돈벌이에만 혈안” 비난 화살
현금서비스 이용수수료가 너무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시용카드 가맹점의 시위 모습.
현금서비스 이용은 미친 짓이다.’ 최근 현금서비스를 이용했던 강모씨(36)는 이런 말을 되뇌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 BC카드로 현금서비스를 400여만 원을 받았는데 다음 달에 이용수수료가 무려 10만여 원이 나온 것. 이는 월 2.5%의 이자율로 연간으로 계산하면 30%다. 강씨는 우수2군으로 연 24.8%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취급수수료 등을 모두 계산하면 이용수수료(이자)가 이렇게 30% 가량이 된다. 콜금리가 4%, 주택담보대출이 5~6%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가 넘는다. 월 2~3%인 사채의 이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BC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의 이용수수료는 평균 27% 안팎이다. 신용카드사가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과 비슷하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만하다.
급격히 줄다 올 들어서 상승추세
신용카드시장은 2002년 623조 원까지 규모가 팽창했다가 카드대란이 발생하면서 2003년 480조 원, 2004년 358조 원, 2005년 351조 원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현금서비스도 2002년 357조 원으로 비중이 57.3%에 달했으나, 2003년 49.3% 2004년 35.7%, 2005년 28.5%로 크게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카드 사용액 중 현금서비스 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2002년 이후 강력하게 제재를 했기 때문.
그런데 1·4분기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서는 현금서비스 비중이 소폭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장 이상 카드를 보유한 복수카드 소지자의 현금서비스 사용 비중이 높아진 것이 그 증거다. 복수카드 소지자의 카드사용액(신용판매+현금서비스)은 지난해 말 13조7945억 원에서 지난 3월 말 13조5919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현금서비스 비중은 오히려 37.8%에서 39.4%로 상승했다. 2004년 말에는 45.3%였다. 즉, 급격하게 감소하다 올들어 소폭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사 등의 단체인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올해 소폭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4월 말에는 공식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약간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가는 신용카드사 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현금서비스 사용을 이용자들에게 장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부 후발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현금서비스 비중이 20% 약간 웃돌고 있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현금서비스 비중이 낮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올해 들어 소폭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현금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본래의 영업에 치중하기보다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현금서비스의 이용수수료를 높게 받는 고리대금업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게다가 CD기를 이용할 경우 1300원의 취급수수료까지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신용카드사는 “과거 신용대란 때 카드사들이 모두 부도 직전에 빠진 것은 현금서비스를 무분별하게 제공한 결과”라며 “현금서비스는 연체되어 아예 받지 못할 수가 있어 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LG카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대손을 따져서 이용수수료를 정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대출은 고객층이 다르고, 용처가 다르다”면서 “급전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현금서비스는 통상 소액만 사용해 이용자들이 이용수수료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신용대출로 전환 ‘바람직’
고급리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는 은행의 신용대출 등으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현금서비스 이용이 건전해지면서 연체율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은행의 연합체 성격인 BC카드를 제외하고 업계 1위인 LG카드의 경우 지난해 7.9%로 전년 동기대비 9.3%포인트 떨어뜨렸다. 내년에는 연체율을 6%선까지 낮출 예정이다. 연체율이 15%대인 삼성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은 LG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체율 하락은 카드사 들의 이익으로 직결된다. 그래서 삼성카드를 제외한 LG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지난해 큰 폭의 이익을 실현한 상태다. LG카드는 지난해 무려 1조 원이 넘는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신용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이용수수료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사과정에 다니는 현모씨(31)는 “급전이 필요한, 어떻게 보면 약자인 이용자에게 신용카드사 들이 고리를 뜯어다 그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식의 ‘막가파식 경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편리하다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고금리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 은행의 신용대출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연체자 울리는 이중출금 신용카드 금액을 연체했던 장모씨(33)는 최근 이중출금이 돼서 불편함을 겪었다. 연체금액에 대한 독촉전화를 받고 나서 연체를 해결한 다음날 통장에 있던 카드 대금이 다시 빠져나가면서 써야 할 돈을 쓰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것. 연체자는 연체이자율이 높아져 불이익을 받는데, 이중출금까지 돼서 번거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연체자는 이래저래 서러움(?)을 받고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출금데이터는 발생할 때마다 건별로 은행에 전송하는 것이 아니고, 하루치를 모아 다음날 전송한다”면서 “그런데 고객이 카드사의 계좌로 송금하는 경우가 있어 이중출금이 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에게 전화로 잔액을 비워달라고 하지만 건건이 취급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바로 다음날 환불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체자가 아닌 경우에도 가끔 이중출금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9월 롯데카드가 9300여 명에게 카드대금 4억600만 원을 이중으로 받아냈다가 뒤늦게 돌려줘 물의를 빚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최근 연체자가 아닌 이용자에게서 이중출금이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
<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