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자본주의의 매혹 & 만델라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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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본주의의 매혹 & 만델라 자서전

입력 2006.04.04 00:00

자본주의의 매혹

자본을 지지해도 지식인이다

[BOOK]자본주의의 매혹 & 만델라 자서전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동구권 몰락 이후 자본주의는 유일한 경제체제로 각광받았다. 중국과 같이 공산주의 체제의 국가들도 시장경제체제를 차차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는 우리를 너무 길들여 놓았다. 물건을 사고파는 데 길들여 놓았으며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길들여 놓았고 향락에 길들여 놓았다. 그러나 돈의 마력에 압도당한 우리 앞에 자본주의를 허물고 새로 들어설 만한 체제가 당분간은 보이지 않을 듯하다.

혹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이기심, 향락, 욕심, 도덕심 감소, 부익부 빈익빈, 공동체 와해 등-도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개선되게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사람들, 새롭게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알아서 앞장서기 때문이란다. 쉽게 말해 부를 축적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들은 제거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간단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자본주의는 대체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리고 자본주의를 둘러싼 학자들의 의견은 어떠했을까. 제리 멀러의 ‘자본주의의 매혹’은 이러한 의문을 상세하게 풀어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8세기 볼테르부터 20세기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예크까지 16명의 학자가 자본주의를 어떻게 말했는지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중에는 애덤 스미스나 케인스와 같은 경제학자들도 있지만 헤겔, 마르크스, 베버 등 경제학자가 아닌 학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경제적 측면에 국한시키지 않고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문학적 등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거의 300년 간의 자본주의 사상사라 할 만하다.

20세기 또 한 명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요제프 슘페터가 “지식인들은 모두 반자본주의자”라고 말했듯이 많은 사람은 ‘지식인’이라고 하면 자본주의를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인식한 데는 아마도 역사적인 배경이 암암리에 작용하지 않았나 한다. 상거래를 통해 적극적으로 부를 쌓는 행위는 고대 그리스 때에 이미 부정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또한 기독교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말하며 부를 죄악시했다. ‘자본주의’라는 용어 자체도 자본주의를 맹렬히 비판한 초기 사회주의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전까지는 ‘상거래’ ‘시장’ ‘상업사회’ 등과 같은 말이 통용됐다.

저자는 슘페터의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물론 이 책에는 카를 마르크스, 게오르크 루카치, 허버트 마르쿠제 같은 반자본주의자들도 등장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들 외에 에드먼드 버크, 매튜 아널드, 게오르크 지멜 등 자본주의를 지지했던 학자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지식인이 아니라면 누가 지식인이겠는가”라고 말한다. ‘지식인’은 단순히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저자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옳다 그르다를 결론짓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에 대한 사상가들의 고민을 대신 털어놓는다. 간간이 역사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내용들을 바로잡아준다. 사상가들의 다양한 고민 중 일치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최대 숙제는 공동체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이어지는 것이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만델라 자서전

‘흑인 대접받기’ 치열한 삶과 투쟁

[BOOK]자본주의의 매혹 & 만델라 자서전

백인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점령한 후 약 350년 동안 백인들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체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배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 흑인들은 흑인 거주지역에서만 살아야 했고 흑인 전용 기차만 타야 했으며 툭하면 통행증 검사를 받아야 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이 체제를 무너뜨린 사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다. ‘만델라 자서전-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은 평생을 인권운동에 헌신한 만델라가 직접 자신의 삶과 투쟁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19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란스케이 움타타에서 추장의 아들로 태어난 만델라는 어린 시절에는 현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는 “소년 시절의 자유는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이미 자유를 빼앗겼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나의 형제와 자매들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부터 인권운동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가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일관했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1960년 70여 명이 살해된 샤프빌 흑인학살사건 이후 그는 지하로 숨어들어 ‘민족의 창(MK)’을 창설하고 무장폭력 저항운동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1962년 그는 체포되었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기나긴 영어(囹圄)생활을 하는 동안 그를 찾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났고 세계적으로 그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는 아프리카 흑인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1990년 마침내 만델라는 석방되었다. 그의 위상과 국제적 압력에 백인정권이 두 손을 든 것이다. 1993년 만델라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남아공에서 최초로 흑인이 참여하는 총선거가 실시된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만델라 자서전’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만델라의 위대함은 대통령 당선 후에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자신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을 용서했다. 자신의 민족을 박해한 사람들을 용서하고 그들과 화해했던 것이다. 이런 내용은 이 책에 부록형식으로 실린 부분에 나와 있다.

이 책을 옮긴이는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만델라와 같이 민주화운동, 인권운동에 평생을 바쳤으며 대통령이 되었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있는, 원래 친분이 두터운 두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책으로 깊은 우정을 나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