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간편한 음식을 찾게 되면서 우리는 점점 음식의 참맛을 잃어가는 것 같다. 음식의 맛이란 재료 자체의 풍미와도 관련되지만 그 재료를 얼마나 다양하게 즐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음식은 재료의 맛 그대로를 단순하게 즐기기보다 그것을 양념이나 다른 재료들과 함께 조리해서 먹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다시마를 들 수 있는데, 다시마는 주로 국물을 내는 데 쓰인다. 하지만 조리 방법을 조금만 달리하면 색다르고 풍성한 별미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잘게 썬 다시마에 북어나 멸치를 섞어 간장에 졸이면 다시마장아찌가 되고,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한쪽에만 얇게 발라 말린 뒤에 끓는 기름에 튀기면 다시마산자로 재탄생한다. 또 다시마조각의 앞뒤에 되직하게 쑨 찹쌀풀을 발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기면 다시마부각 또는 다시마자반이 되는 것이다. 이도저도 복잡하다 싶을 때는 그냥 깨끗이 씻어서 구수한 막된장에 쌈을 싸 먹어도 입맛을 돋운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선 다시마와 미역 등을 귀히 여겼으며 품질이 아주 좋아 신라시대에는 중국으로까지 수출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다시마는 거제도와 제주도, 흑산도 등지에서 많이 나는데 단백질과 지방, 당질, 무기질이 고루 들어 있고 특히 무기질이 많다. 무기질 가운데서도 철분과 칼슘이 풍부하며, 다시마의 칼슘은 소화흡수가 잘 되는 까닭에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한방에서는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을 보충하며 변비나 부종, 부스럼 등 질병을 다스리는 약리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산기를 다스리고 종기를 가라앉히며 혹의 결기를 다스려서 단단한 것을 연하게 한다”고 했다. 또한 다시마 속의 알긴산이란 식이섬유(다시마의 미끈거리는 성분)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리는 데 효과적인데, 이 성분은 장 속에서 콜레스테롤이나 염분 등과 결합하여 변과 함께 배설된다. 알긴산은 장을 자극하여 장운동을 촉진하므로 변비를 다스리며, 발암물질을 흡착해 장막을 자극하지 않고 배설시키기 때문에 대장암이나 직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마에 많이 함유된 요오드는 갑상선 질환에는 좋지만 결핵균을 흩어지게 하므로 결핵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질 좋은 다시마를 고르려면 지나치게 검은색을 띠거나 황색을 띠면서 윤기가 없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줄기가 두툼하면서 바다 냄새가 풍기고 바짝 건조된 것을 고르는데, 다시마 표면에 묻어 있는 흰 가루를 손으로 찍어 먹어봐서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맛도 좋다.
조성태<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요리법]다시마 조랭이 떡탕
■재료
조랭이 떡 2컵, 달걀 2개, 실파 3대, 물 5컵, 다진 마늘 1/2작은술, 다시마 10×10㎝ 1장, 청주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요리법
1. 조랭이 떡은 찬물에 담가 한번 헹군 뒤 체에 건져 놓는다.
2. 냄비에 간장과 물을 붓고 끓으면 다시마를 흰 가루를 없애고 넣어 5분 정도 끓인다.
3. 다시마를 끓인 육수가 완성되면 다시마는 건져서 골패모양으로 썰어 놓고 육수는 불에 올려 끓인다.
4. 달걀은 알끈을 없애고 곱게 풀어 놓는다.
5. 만들어진 맑은 육수를 냄비에 담고 끓으면 준비한 조랭이 떡을 넣어 끓인다.
6. 다진 마늘과 송송 썬 실파를 넣고 달걀물로 줄알을 친다.
7. 조랭이 떡이 익으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다시마를 고명으로 올려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