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스팀청소 편
김선일(34·영업팀), 강연희(30·인터넷팀), 조기원(32·디자인팀), 이소연(24·관리팀), 김성훈(31·영업팀)
이번 추석을 유난히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 연휴가 짧았던 것도 그렇고, 비가 온 탓에 보름달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도 그렇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가족·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지난 추석을 어떻게 보냈을까. 한경희스팀청소 직원들이 서로 추석 후일담을 주고받았다. <편집자>
김선일: 강 대리는 여기서 유일한 주부신데 지난 추석 때도 물론 바쁘셨겠죠?
강연희: 두말 하면 잔소리죠. 시골에도 가야 하고 성묘도 해야 하고…. 명절은 짧고 할 일은 많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어머 갑자기 플래시가 터지니까 긴장되네. 말할 때 찍을 줄 알았으면 꽃단장 좀 할걸.
김선일: 하여간… 그래서?
강연희: 외며느리라 명절이면 할 일이 좀 많아요.
김성훈: 부군이 외아들이었어요?
강연희: 차남인데요. 장남이 결혼을 아직 결혼을 안 해서요. 왜 안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명절에 시댁에 가면 바늘방석이에요. 할 일은 많은데 할 줄 아는 건 없으니.
이소연: 주로 설거지 쪽을 공략하면 되잖아요.
강연희: 그게 제 전문이죠. 그거라도 잘 해야지 어쩌겠어요. 명절에는 차가 막혀서 고생 좀 하죠.
김성훈: 저는 본가가 대구에 있는데요. 이번 추석에는 차 별로 안 막히던데요. 대구는 시골이 아니어서 그랬나?
조기원: 당신은 앞뒤로 평일을 이틀이나 휴가 내서 갔다왔잖아요. 평일에 갔다가 평일에 올라왔으니 차가 안 막히죠.
김성훈: 그래서 그런가…. 사실 전 차가 막힌다는 걸 느끼지 못했어요. 와이프를 잘 도와주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하죠. 경상도 남자들이 원래 그래요.
조기원: 아버님이 제가 군복무 중에 돌아가셔서 저는 명절에 성묘를 가요. 일단 의정부에 있는 형님댁에가서 제사를 지내고 그날 아침 산소로 출발하죠. 근데 형수와 같이 올라가면 꼭 벌이 꼬여요. 이상하게.
강연희: 뭐야? 형수님이 꽃처럼 아름다운?
조기원: 뭐, 그건 아닌 것 같고. 벌 때문에 고생 좀 하죠. 그래서 명절 하면 벌이 연상되곤 해요. 그리고 명절만 되면 와이프와 꼭 싸워요. 우리 형제가 6남매에다가 제가 막내거든요. 명절이면 모이는 사람이 어마어마하죠. 근데 큰형수는 맏며느리라고 뒤에 앉아서 무게를 잡아요. 만만한 게 막내라고 제 와이프가 일을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 전 그게 열받는 거예요. 다른 사람 다 뒷짐지고 있는데 내 와이프만 ‘열라’ 일하고 있으니. 그 모습 보는 제 심정은 어떻겠어요. 와이프는 친정부모님이 안 계시거든요. 그러니 명절에 얼마나 외롭겠어요. 처가에 가서 처남· 처형들과 함께 놀아줘야 와이프가 좋아할 텐데 우리 집에서 일만 하고 있으니 와이프도 기분이 언짢겠죠.
전 그게 안쓰러워서 빨리 가자고 보채고 와이프는 눈치 보이니까 제발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상경길 고속도로에서 아이는 자고 우리 부부는 티격태격하는 거죠.
이소연: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은근히 자기 자랑이잖아? 와이프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네요? 혹시 언론 플레이는 아니죠?
김선일: 여자들은 거의 명절 스트레스가 있나 봐요. 명절이 가까워지면 와이프가 굉장히 민감해져요. 그래서 전 알아서 긴답니다.
김성훈: 평소에는 전혀 도와주지 않는 사람이 공석에만 오면 와이프를 무지 생각하는 것처럼 말하더라.
김선일: 아니야, 진짜야. 명절 가까이 되면 애도 보고 청소도 하고 나도 나름대로 엄청 바빠. 우리 집이 본가고 게다가 내가 장손이니 와이프가 명절에 할 일이 얼마나 많겠어요. 할머니도 건강하시고 일가친척이 모두 우리 집으로 오니까 정신이 없죠. 그렇지만 내가 장손인데 뭘 도와줄 수가 있나. 도와주려고 하면 할머니를 필두로 해서 여기저기서 곱지 않은 시선을 쏘아대는데.
조기원: 나는 하는데.
이소연: 또 자랑?
김선일: 일단 할머니가 주방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니까요.
조기원: 우리 집은 어른들이 하게 하던데. 안 하고 있으면 오히려 제 등을 때리면서 ‘에이 등신아, 넌 방에서 뭐하냐’고 타박해요.
김선일: 대신 밤에 둘만 있을 때는 다리도 주물러주고…. 뒤처리 다 해주고 그러지. 여자들의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요즘엔 남자들도 명절 스트레스가 생길 지경이에요.
강연희: 문제는 여자들이 왜 명절이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지 남자들은 정확히 모른다는 거예요. 단순히 음식 많이 하고 집안일을 해서 스트레스받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김선일: 그럼 뭐야?
김성훈: 고부 갈등 같은 걸 말하는 건가요?
강연희: 그것도 포함되죠. 일단 명절 전날 미리 시댁에 가서 밤늦게까지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요. 다음날, 그러니까 명절 당일에는 시누이들이 오잖아요. 그거 볼 때 조금 화나죠. 나는 친정에 못 가고 음식 만들고 일하는데 시누이들은 명절 당일 친정에 오는 거예요. 나도 우리 집 가면 귀한 딸인데. 시어머니는 며느리는 빨리 와서 일해야 하고 딸들도 명절에 빨리 친정에 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김성훈: 시누이들은 어떻게 명절 당일 친정에 올 수 있는 거야? 그쪽 집은 시어머니가 좋은가, 아니면 남편이 그렇게 하나? 그럼 문제는 김군(강연희씨의 남편)이구먼.
강연희: 맞아요. 김군이 문제야. 하여튼 빈말이라도 시누이들이 ‘언니 빨리 가봐야지’라고 말해주면 어디 덧나나? 그런 말은 또 절대 안 해요. 오히려 김군이 ‘이제 가야지’ 하면 ‘오빠 이따 나랑 같이 올라가’라고 말하죠. 제일 눈치 보이는 사람은 아무래도 시어머니예요. 저는 아무 말 못하고 김군이 가자고 말하면 그때부터 어머니 표정이 어두워지는 거예요. 그러면서 한마디, ‘얘들 간댄다…’, 그 말 한마디면 그때부터 분위기 싸~해지죠.
김선일: 그건 김군이 알아서 해야지.
강연희: 남편이 그걸 못해요.
김성훈: 그럼 옆구리를 쿡쿡 찔러야지.
조기원: 남자들이 원래 옆구리 찔러도 잘 모르잖아요.
강연희: 제 남편도 그래요. 저도 물론 가기 전에 쿡쿡 찌르죠. 근데 남편이 타이밍을 못맞춰요. 어쨌든 여자들은 명절에 그런 미묘한 감정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일보다는 감정 문제죠.
조기원: 나도 그 말 무섭더라. ‘얘들 간댄다…’. 몇 년 전에는 상경하다가 차를 도로 돌렸다니까요. 어머니의 그 말이 계속 걸리는 거야.
이소연: 전 항상 시골에 갔는데요. 이번엔 안 갔어요.
김선일: 시골이 어딘데?
이소연: 천안이잖아요!
김선일: 왜 소리를 질러! 내가 뭐 당신 시골이 천안인지 어떻게 알아? 내 와이프라도 돼? 하하.
이소연: 큰집이 천안에 있어서 명절이면 가는데요. 전 몸만 가면 돼요. 음식도 큰집에서 알아서 다 하고요.
강연희: 우와, 정말 좋은 케이스다.
김성훈: 그럼 이제 시집만 잘 가면 되겠네.
이소연: 이번 추석은 그냥 집에서 뒹굴면서 지냈죠.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영화 챙겨 보면서요. 연휴가 짧아서 그런지 여느 연휴와 다를 바 없었어요.
강연희: 미스라고 뭐 특별히 보내겠어요? 못 만난 친구들을 명절에 만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설사 만난다 해도 장사를 하는 가게가 별로 없어요. 술 마실 데가 없는 거야. 그러니 집에만 처박혀 있지.
이소연: 정말 그래요. 어쩜 그렇게 잘 아실까.
강연희: 나도 미스일 때가 있었다우.
김성훈: 강 대리가 내 얘기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는데요. 제 어머니는 제 와이프가 시집 오기 전에 제사와 차례를 싹 없애버렸어요.
강연희: 정말 너무너무 부럽다.
김선일: 기독교에 귀의라도 하셨나요?
김성훈: 네, 근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제사와 차례를 없애기 위해서였어요.
강연희: 오우, 브라보! 와이프가 정말 좋겠다.
김성훈: 실은 어머니가 시집살이를 너무 혹독하게 하셨나 봐요. 그게 한이 맺혔다면서 내 며느리에게는 절대 시집살이를 안 시키겠다고 작심한 거죠.
강연희: 오우, 브라보! 브라보! 무진장 멋진 어머니시다!
조기원: 강 대리, 너무 부러워하는 거 아냐? 이거 시어머니가 보면 어쩔라구 그래?
김성훈: 그래서 명절이 명절 같지 않은 느낌도 있어요. 음식도 어머니가 조금씩 다 사요. 음식이라고 해봐야 송편밖에 없으니까. 추석에 송편은 먹어야죠. 대구에 가야 하니까 차타는 것 빼고는 명절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는 셈이죠.
강연희: 그럼 그럼. 명절은 그렇게 보내야 해. 듣기로는 우리 시어머니도 시집살이를 무척 고되게 했다던데….
조기원: 너도 한 번 당해봐라 이거지. 하하.
강연희: 어머니가 가끔 ‘넌 나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뉘앙스를 풍겨요. 어머니 스스로는 본인이 봐주는 거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글쎄요.
김선일: 또 반복되는군. 문제는 김군이야!
김성훈: 강 대리, 너무 그러지 마라. 혹시 알아. 그렇게 힘들어도 명절을 친지들과 같이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지. 이 자리에도 있잖아. 명절에 혼자 방구석에 처박혀 텔레비전만 보는 사람.
이소연: 저요? 아니에요. 전 명절 혼자 보내는 게 좋아요. 아니지, 둘만 보내고 싶어요. 장래 남편과….
<정리/임형도 기자>
<사진/김석구 기자>
| [우리 회사는요~] 주부 마음 사로잡은 히트상품 (주)한경희스팀청소는 스팀 청소기 단 하나만으로 지난해 매출 15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경희 사장이 직접 개발한 ‘한경희스팀청소기’ 는 주부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주부들이 갖고 싶은 살림살이 리스트에 꼭 스팀청소기가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한경희 사장이 주부생활 3년차 되던 해, 집안청소를 하던 중 문득 ‘걸레질 좀 안 하고 살 수 없을까’ 했던 것이 결국 스팀청쇡에 대한 아이디어로 발전해 ‘한경희스팀청소기’ 가 탄생했다. 한 사장은 주부들이 편하게 서서 대걸레질하듯 청소를 할 수 있는 기구를 생각해냈다. 거기다 뜨거운 스팀으로 걸레질을 하면 바닥이 더욱 깨끗해질 것이라는 생가깅 더해져 스팀이 나오는 걸레청소기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발전했다. 스팀청소기는 홈쇼핑을 통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주)한경희스팀청소는 1세대부터 현제 4세대까지 신상품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며 더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이 제품의 최고 성공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주부의 마음을 가장 잘 파악한 데 있었다.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에 수출하고 있으며 조만간 일본과 스팀 청소기의 원조인 미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외국에서도 이젠 천식이나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인 카펫을 걷어내고 대리석이나 원목을 까는 추세다. 따라서 한경희스팀청소기를 향한 러브콜이 계혹 이어지고 있다. 김선일<영업팀 과장> |
시사수다 참여문의 (02)3701-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