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식구끼리 격려하며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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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식구끼리 격려하며 지내요”

입력 2005.08.23 00:00

어느 직장이든 내 맘에 드는 사람,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상사라면 때에 따라 부하직원이 기특하게, 혹은 괘씸하게 보일 때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부하직원이라면 상사가 존경스러워 보일 때가 있고 상사답지 않게 여겨질 때도 있다. 직장인들은 어떤 때 동료가 사랑스러워 보이고 어떤 때 미워 보일까. 커리어다음 직원들이 수다를 떨었다. <편집자>

[시사수다]“한솥밥 식구끼리 격려하며 지내요”

(주)커리어다음 편- 이철(31·전략마케팅팀), 이무영(30·교육사업팀), 문선영(29·이미지팀), 신희용(29·플랫폼팀), 김덕화(26·커뮤니케이션 팀)

김덕화 : 팀장으로서 어떤 때 부하직원이 예뻐 보여요? 철님(커리어다음에서는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동료를 부른다. 마치 채팅 사이트에서처럼)부터 말씀해 보실래요?

이철 : (장난스레 웃으며) 좋은 게 별로 없어.

김덕화 : 고생 많이 하는 거 볼 때 안쓰럽지도 않아요?

이철 : 음… 알아서 할 때가 가장 예뻐 보여요. 별다른 업무지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줄 때는 고맙기까지 해요.

이무영 : 동감이에요. 부하직원들을 보고 있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시점이 분명히 있어요. 꽤 힘든 업무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숙해졌을 때, 정말 기특해 보여요.

문선영 : 칭찬하는 자리인가? 저는 칭찬은 나중에 하고 일단 안 좋은 면부터 말할래요. 무엇이든 먼저 차지하는 사람은 얄미워 보여요. 예를 들어 월차휴가 같은 것을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재빨리 선점하는 사람이요. 그리고 조직개편 있을 때 좋은 자리 찜하는 팀장! 팀장이라면 먼저 험한 자리를 자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김덕화 : 여기 팀장 많은데…

이철 : 분위기 안 좋다. 하하.

문선영 : 좋은 자리 남아 있는데 나를 안 끼워주는 팀장도 싫어요!

김덕화 : 그건 선영님이 밉게 보인 거 아니야?

이철 : 부하직원한테 지금 같은 말 들었을 때… 그 부하직원 미워 보여요. 하하.

신희용 : 저는 이런 사람이 제일 싫어요. 회의할 때 있잖아요. 의견 개진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는 잠잠하다가 나중에 나온 결과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 보면 열 확 받지. 작은 부분도 아니고 큰 부분을 건드려요. 그럼 회의할 때 말했어야지. 그땐 얘기 없다가 왜 나중에 걸고 넘어지는 거야.

이철 : 그건 그 사람이 똑똑하지 않아서 그래요. 그땐 몰랐던 거지.

김덕화 : 난 얼마 전에… 근데 막상 말하려니까 너무 리얼한 거 같다. 왜냐면 지금 말하는 게 글로 다 나오는 거잖아.

이철 : 그럼 현 직장이 아니라 전 직장이라고 해.

이무영 : 아니면 계속 좋은 얘기만 하든지. 하하.

김덕화 : 좋은 얘기, 그건 재미없잖아요. 나쁜 얘기나 욕을 해야 재미있지.

이철 : 그럼 좋은 얘기할 땐 지금 직장, 나쁜 얘기 할 땐 전 직장이라고 단서를 달아.

김덕화 :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말하죠 뭐. (살짝 웃으며)이건 전 직장에서 경험했던 건데요. 제 일에 전혀 관심 없던 한 사람이 제 업무에 대해서 ‘그건 잘못된 거 같은데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진지하게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로요. 무심한 듯 말하는 게 더 열받더라고요. 그 전에 내 일에 대해서 관심이나 있었으면 말도 안 해요. 생전 그런 일 없던 사람이 처음 하는 말인데, 그것도 툭 던지면서 웬 욕이야. 꼬투리 잡고 싶어서 그런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이철 : 그게 윗사람? 아랫사람? 아니면 동료?

김덕화 : 그건 말 못하지.

이철 : 전 직장인데 왜 말 못해?

김덕화 : 하하. 동료죠.

이무영 : 얼마 전에 난 부하직원 때문에 크게 상처받은 적이 있어요.

이철 : 무영님 상처 잘 받는 A형이잖아.

김덕화 : 무영님 원래 상처 많이 받잖아.

이무영 : 지금 당신 얘기 하려고 하는 거야!

김덕화 : 어머! 나요?

이무영 : 원래 덕화님이랑 되게 친한데요. 그리고 덕화님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하고 목소리도 큰 거 잘 아는데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 있는 데에서는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제가 뭘 부탁하는데… 까놓고 얘기해서 팀장이 부하직원한테 조심스러운 말투로 부! 탁! 하는데요. 다른 사람 다 있는데 대놓고 큰 소리로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싫어요’도 아니고 ‘싫어’라니… 순간 내 얼굴이 확 달아오르면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문선영 : 왜 그랬어? ‘요’자 좀 붙여주지 그랬어… 하하.

신희용 : 에이, 뭘 그런 거 갖고 상처를 받고 그래요?

이철 : 친근감의 표시잖아. 하여간 소심하긴. 누가 A형 아니랄까봐….

이무영 : 내 편은 하나도 없구먼.

김덕화 : 알았어요. 앞으로는 철저하게 ‘요’자 붙일게요. 단, 세 명 이상일 때만.
이철 : 뭐야? 둘이 사귀는 거야? 그리고 이미 가슴에 새겼기 때문에 이제 와서 ‘요’자를 붙일 필요는 없지. 계속 반말 해.

이무영 : 다른 사람의 업무나 다른 부서의 일을 놓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 싫어요. 이왕 말하려면 칭찬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다들 맡은 바 업무가 있고 또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괜히 슬쩍 비난하면 정말 미워요. 서로 인정해주지 않을 때 서글프죠. 어차피 한 직장 다니는데 서로 격려하는 게 좋잖아요.

문선영 : 정말 격려가 큰 힘이 돼요. 특히 윗사람의 격려는 천 배, 만 배의 힘을 갖고 있어요. 안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 내 능력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걸 나 자신은 물론 윗사람도 알면서 말은 ‘할 수 있어, 너 능력 있어, 넌 잘 하잖아’라고 말해주면 힘이 불끈 솟아요.

신희용 : 어차피 직장생활이 인간관계의 연속이잖아요. 업무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가 우선 아닐까요? 업무 외적으로 서로 친밀감을 잘 형성해야 해요.
김덕화 : 이젠 예뻐 보일 때 말 좀 합시다. 안 좋은 얘기만 하니까 나중에 된통 혼날 거 같아.

문선영 : 가끔씩 했잖아요. 그리고 좋은 얘기 하면 재미없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이무영 : 이런 동료 참 좋아요. 우리 회사가 야근이 좀 많잖아요. 야근하고 있는데 저녁 사주겠다고 하는 동료, 만두 사와서 살짝 놓고 가는 동료.

문선영 : 전적으로 동감이에요.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집에 가서 저녁 먹기 참 곤란한데 같이 저녁 먹고 가자고 하는 사람.

김덕화 : 반대로 나의 끼니를 생각해주지 않는 사람은 야속해요.

이철 : 좋은 얘기 하자더니 먼저 또 나쁜 얘기하네.

이무영 : 근데 끼니 때문에 그러는 건 너무 소심한 거 아냐?

문선영 :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그리고 그게 남녀의 차이예요. 남자는 혼자 먹을 수 있지만 여자는 그게 잘 안 돼요. 그리고 여자 중에도 설렁탕을 혼자 먹을 수 있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혼자 햄버거도 못 먹는 여자가 있어요. 전 후자예요. 그래서 내가 밥 먹을 때 같이 있어주는 사람 정말 좋아요.

이철 : 그건 못난 거지. 하하. 선영님에게 작업 걸려면 끼니 때 같이 있어 주면 되겠다?

신희용 : 나도 혼자 있을 때는 밥 먹으러 못 가는데.

김덕화 : 맞아. 생각해봐. 대부분 직장에서 세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인데, 그럼 우리 식구잖아? 제 식구 끼니를 안 챙긴다는 게 말이 돼?

이무영 : 또 ‘요’자 뺀다? 여기 세 명 이상에다가 공석이잖아.

문선영 : 모르는 사람들은 ‘네가 배가 안 고파서 그러는 거야’라고 하는데 난 아무리 배고파도 못 먹겠더라. 언젠가 패스트푸드점에 혼자 간 적이 있는데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햄버거 먹는 시간도 굉장히 길게 느껴졌고요.

이철 : 그럼 혼자 먹긴 했네. 그리고 그렇게 혼자 먹을 수 있어야 커리어우먼이 되는 거야.

신희용 : 꼭 배고픔 때문이 아니라 왕따당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거겠죠.

김덕화 : 맞아요. 같이 밥 먹으면서 유대감을 느끼는 거죠.

문선영 : 같은 맥락인데요. 대부분 사람이 일 끝나면 각자 컴퓨터 끄고 가버리는데요. 퇴근할 때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 정말 고마워요. 사실 버스나 지하철 타기 위해서 걷는 시간은 불과 2, 3분 정도잖아요. 그런데 그 2, 3분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고요.

이철 : 무영님이 어제 나 1시까지 기다려줬는데.

문선영 : 그 시간까지 뭐하고 있었어요? 혹시 술 드신 거 아니에요?

이철 : 아니야. 바둑 두면서 기다려주더라구. 모르지 뭐, 자기는 그저 할 일 없어서, 집에 가봐야 별볼일 없어서 시간 때운 건지는 몰라도 난 고맙더라고요.

김덕화 : 바로 그거예요. 그 사람이 날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질 때가 가장 예쁠 것 같아요.

이철 : 도움도 함부로 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도와주겠다고 덤비는 게 잘못 하면 간섭처럼 비칠 우려도 있어요. 나는 좋은 의도로 말한 건데 상대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면 오히려 나쁜 결과만 초래하죠.

김덕화 : 아니에요. 좋은 의도로 말했다면 분명히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좋게 느꼈을 거예요. 사람 마음은 서로 통하잖아요. 문제가 있다면 좋은 의도를 나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지.

문선영 : 저도 덕화님 말에 동의해요. 사람이 그렇게 어리석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 사람의 정을 믿거든요.

이철 : 뭐야? 이제 수습 들어가는 거야? 좋은 얘기로 마무리? 아무튼 오늘 나쁜 얘기는 전부 전 직장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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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수다]“한솥밥 식구끼리 격려하며 지내요”

커리어다음은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다음취업센터를 운영하며 사업 시작 1년 만에 채용사이트 순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하면서 업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3월에는 동종 사이트인 커리어를 인수해 가장 많은 채용정보와 구직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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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홍보팀장>

<정리/임형도 기자 사진/김석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