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최상위권 엄마들의 논술 학습 계획서 따라하기
교육부와 대학 간의 마찰이 여전하지만 2008년 대입의 핵심은 ‘논술’로 모아지는 추세다. 논술강화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고, 발빠른 대치동 최상위권 엄마들은 효과적인 지도를 위한 논술 전략서를 이미 세워놓은 상태. 대치동 엄마들의 논술 학습 계획서를 벤치마킹해 보자.
대치동 엄마들은 10년 이상의 장기 논술 계획을 세운다. 국·영·수 주요과목은 장기 학습전략이 필요한데, 특히 논술은 그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대치동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논술 지도를 받고 있다.
“독서력이 비슷한 상위권 아이들 5명을 모았어요. 가장 잘 나가는 논술강사를 초빙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 지도를 시작했죠. 강사가 너무 유명해서 대기자들이 줄을 이었고, 강의를 들으려면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2년 이상 기다려야 해요. 그 전에 1년은 ‘새끼강사’에게 수강해야 자격요건이 갖춰져요.”
대치동 ㄷ중학교에서 상위 1%에 드는 최상위권 논술팀에서 중2 아들이 공부하고 있다는 김모 주부의 이야기다. 이렇게 초등학교 때 만든 팀은 큰 변동이 없는 한 중학교, 고등학교로 연계된다. 다년간 운영되는 팀이라 고정 인원 중 하나라도 빠지면 다른 학생을 충원하기 힘들기 때문에, 팀을 만들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팀 구성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며칠 전 ㅁ논술학원에 등록하려고 찾아갔더니, 2007년 가을에나 자리가 난다고 하더군요. 요즘 웬만한 유명 논술학원은 등록하기조차 힘들어요. 수요가 부쩍 늘어나다보니 강사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서, 과외 선생님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예요.”
중1 아들에게 논술 공부를 시키고 싶어도 마땅한 학원이나 과외교사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박지영 주부의 하소연이다. 이어 박씨는 ‘그렇다고 학교에서 체계적인 논술 프로그램을 갖추고 가르치는 것도 아니니,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대치동 최상위권 엄마들의 논술 지도 계획서
▲학원 및 강사 선택은 신중히= 다른 과목에 비해 논술은 양질의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눠서, 교과서 중심의 내신 전용 프로그램과 배경지식을 쌓는 통합형 프로그램이 별도로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실속있는 논술학원에서는 다년간 적지 않은 비용을 프로그램 개발에 투자한다. 강사의 역량도 중요하다.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고, 또 학생 토론에 참가해 유연하게 리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원 및 강사 혹은 과외지도 강사를 선택할 때는 논술 프로그램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 수업지도 역량은 갖추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책값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만 15세의 나이로 미국 컬럼비아대에 합격한 오창현군의 어머니는 월 평균 30여 권의 책을 사주었다고 한다. 또 대치동 엄마들 중에는 책 할부값이 매월 3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많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책은 아낌없이 사주는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은 몇 번씩 반복해서 읽기 때문이다.
▲적성과 진로에 맞는 조기 맞춤형 논술지도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강남 등 발빠른 학부모들은 자녀의 적성을 일찌감치 파악하는 추세. 즉 고2때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제는 중1·2학년 정도면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은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른 학과와 직업까지도 밑그림을 그려놓는다. 미리 적성과 진로를 파악해두면 논술에도 유리하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관련된 학과를 미리 정해 놓으면, 그와 관련된 독서를 다년간 꾸준히 해둘 수 있고, 이렇게 쌓인 든든한 배경지식이 논술시험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짧은 글쓰기를 꾸준히=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분야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제를 선택해, 3~5줄 짧은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 논술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긴 글을 쓰기가 벅찬 정도의 실력이라면 더욱 효과적.
▲교과서의 비문학 분야 글을 완전 독파한다= 초·중·고 때의 다양한 독서가 논술의 기본 실력을 좌우하는데, 입시를 코앞에 둔 고2 이상의 학생이라면, 교과서의 비문학만 궤뚫어도 큰 도움이 된다. 논술 우등생인 연세대 2005학번 김소영양의 경우, 비문학을 하루 5편씩 읽고, 한편당 10분 내에 논지 파악 및 문제 해결까지 마치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고 한다.
▲그때그때 독서 노트를 작성한다= 책을 읽고 그냥 넘기지 말고, 독서 노트를 쓰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인상에 남는 구절이나 중심 내용, 주인공 캐릭터, 느낀 점 등을 적어놓는다. 나중에 논술시험을 앞두고 독서 노트를 훑어보면 유식하고 풍부한 내용의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환경문제를 접하다보면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에서 살고 싶다…”보다는 “환경문제를 접하다 보면 ‘오래된 미래’의 저자가 살았던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곳은 모든 것이 불편해 보이지만…”라고 관련 책을 인용하면 글맛이 더욱 살아난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 글은 써본만큼 실력이 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와 독서록을 비롯해, 특정 주제를 정해 글쓰기를 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면 글쓰기 두려움도 없어지고, 독서력까지 뒷받침되면 뛰어난 논술실력을 갖출 수 있다.
▲평소에 말하기 연습도 꾸준히 해둔다= 논술은 물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구술 면접 비중도 높아진다. 따라서 되도록 미리부터 말하기 연습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기 및 초등학교 때는 평소에 가족과 대화할 시간을 많이 마련하면서 말할 때의 발음과 자세 등을 교정시켜주는 것이 좋다. 토론형 논술 그룹지도는 말하기 연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중·고교 때는 과제물 발표가 수행평가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의 말하기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대입시험을 앞두고 가족 혹은 친구들과 구술면접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은실<교육전문작가,‘엄마 능력에 따라 아이 성적이 달라진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