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그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는 훗날 세계 축구사를 바꿔 놓을 3명이 있었다. 수상자는 카카(브라질)였다. 그러나 지금도 더 강렬하게 회자하고 있는 장면은 그에 앞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당시 2위는 ‘아르헨티나의 젊은 공격수’ 리오넬 메시, 3위는 ‘포르투갈의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시상자로 나선 브라질 축구의 전설 펠레가 실수로 호날두에게 2위 트로피를 건넸다. 당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곧바로 개입해 두 선수에게 트로피를 바꾸도록 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모두 썩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최근 “그 짧고 어색한 순간은 이후 20년 가까이 세계 축구를 지배하게 될 세기의 라이벌 관계를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그때만 해도 두 선수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높이, 얼마나 집요하게 축구계를 양분할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