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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의 눈]가계부채, 이미 갈데까지 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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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경제 최대의 난제 가운데 하나가 가계부채 문제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 문제를 오랫동안 지적해온 필자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최근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 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분석해보니 ‘가계부채 문제가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가계부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객관적 수치를 살펴보자.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 정부 4년(2008년 1분기~2012년 1분기) 동안에만 234조원 증가했다. 이대로 1년 더 가면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에는 293조원이나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가계부채가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정상적으로 빚을 내 집을 살 수 없는, 소득 여력이 적은 사람들에게 정부가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도록 부추긴 때문이다. 주택 거래량은 줄었어도 주택 거래당 부채 크기는 더 커졌다. 둘째, 고환율-저금리에 따른 고물가와 재벌 편중 경제 심화로 가계 소득이 늘지 않아 가계들이 빚을 내 생활할 수밖에 없게 만든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 평균 경제성장률은 4.3%였고 가계소득이 꾸준히 성장했으나 이명박 정부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 수준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실질 가계소득은 대기업 편중 성장과 고물가 부담 때문에 거의 정체됐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922조원을 넘어섰으니 일반 가계가 느끼는 부채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는 가계부채를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더욱 악화시켰다. 첫째, 다른 나라가 부동산 거품을 빼고 가계부채를 줄일 때 오히려 가계부채를 막대하게 늘렸다. 둘째, 보험사, 대부업체, 신용카드 할부까지 금리 부담이 큰 가계부채를 늘려 가계부채의 질을 악성화시켰다. 셋째, 수도권을 넘어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던 지방의 가계부채까지 크게 늘리고 악화시켰다.

또한 만약 가계부채가 지금 속도로 증가한다면 가계부채 총액은 2012년 2분기 현재 922조원에서 5년 후인 2016년에 1377조원으로 늘게 된다.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135.3%에서 157.1%까지 늘어나게 된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나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전국 전세보증금의 절반가량인 450조원을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현재 가계부채는 920조원 수준에서 1370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이미 가계부채는 폭발 직전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지 않고 ‘폭탄 돌리기’ 모드로 간다면 한국 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재앙을 맞게 된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이명박 정부는 얼마 전 마른 수건 쥐어짜듯 20~30대와 자산 가진 노후세대까지 빚 내서 집을 사라며 DTI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 이 정도면 부동산 떠받치기와 가계부채 폭탄 돌리기에만 혈안이 된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다음 대통령, 정말 제대로 된 경제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 매우 험난한 5년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대인<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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