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30분에 읽으세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지음·이매진·1만6800원
1990년에 창립해 의약품 안전성과 접근권을 향상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약이 꼭 필요한 사람부터 안 먹어도 되는 약을 먹는 사람, 돈 되는 약만 팔려는 제약회사, 약이 있어도 받지 못하는 환자들까지 약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아플 때뿐 아니라 늙어도, 살쪄도, 작아도, 피곤해도 약을 찾게 하는 사회를 꼬집는다. 자연스러운 노화를 병이라 여기게 하는 안티에이징 산업이 노인 차별과 여성 차별에 연결된 현실을 지적하고,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해답을 발기부전치료제에서 찾는 남성들도 비판한다.
심각한 부작용이 염려되는 비만치료제의 문제점과 약으로 키를 크게 하고 살을 빼려는 사람들을 둘러싼 모순을 비판하고, 피임약을 여성의 자기 결정권 강화와 의약품 접근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일터에서 병에 걸려 건강도 일자리도 잃은 노동자와 산업재해를 인정받지 못해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현실도 보여준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문제점을 다루거나 약 먹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있다. 하지만 왜 약을 먹는지, 약을 잘 먹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제약회사의 비밀과 의료정책이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픈 사람은 누구나 약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왜 실현되기 어려운지 등을 파헤치는 책은 별로 없다. 또 의사와 약사를 믿고 약을 먹지만 약이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의사와 약사, 환자가 서로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의약품 광고 이면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약을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에코페미니즘
캐럴 J. 아담스, 로리 그루언 엮음·김보경, 백종륜 옮김·에디투스·3만5000원
에코페미니즘(생태여성주의)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담론을 한자리에 모은 깊고 방대한 책이다. 그간 에코페미니즘을 두고 제기된 이론적·실천적 유용성과 관련한 오해를 바로잡고, 에코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방향과 주요 내용을 충실히 안내한다.
모든 제국은 몰락한다
안드레이 마르티아노프 지음·서경주 옮김·진지·2만2000원
자신을 패권국가로 일컬으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이 맞닥뜨린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비판을 담았다. 저자는 에너지 산업과 군사력 위축, 엘리트들의 무능과 위선 등 전 분야에 걸쳐 현재 미국이 처한 현실을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제시한다.
동등한 우리
매기 도허티 지음·이주혜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800원
1960년 래드클리프대학에서 시작된 혁명적인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작가’로 성장한 여자들의 우정과 야망, 예술과 사회참여, 사랑과 상심의 서사를 엮은 논픽션이다. 문학가이자 역사학자인 지은이가 여러 해에 걸쳐 발굴한 오래된 문서와 카세트테이프 녹음본, 작가들의 노트, 일기, 작품, 기사에 가족 인터뷰를 보태 집필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